해외사업에 심혈을 기울여온 한국전력이 중동지역에서 굵직한 발전소 건설사업을 수주했다. 한전은 지난주 사우디전력공사(SEC)가 발주한 라빅 중유발전소 입찰사업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라빅 사업은 사우디 홍해 연안 제2의 도시 제다에서 북쪽으로 150km 떨어진 라빅에 순발전용량 1204MW 중유화력발전소를 BOO 방식 즉 건설한뒤 보유하고 운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형태로 건설해 2033년까지 20년간 운영하는 25억달러(약 35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한전은 특히 이번 입찰에서 사우디의 ACWA파워인터내셔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작년 12월 입찰서를 제출했으며 세계적인 민자발전사업자(IPP Developer)로 구성된 벨기에 수에즈, 영국 IP, 사우디 오게르 컨소시엄과 치열한 경쟁끝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전은 조만간 발주처와 계약을 체결하고 2013년 4월경 발전소를 준공할 예정이다. 그동안 해외사업에 주력해온 한전은 필리핀과 중국, 레바논 등지에서 모두 2991MW 규모의 발전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비춰보면 이번 사우디 중유발전소 수주는 그동안의 노력이 서서이 결실을 맺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전은 이에 그치치 않고 원자력 수출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난주 한승수 총리를 대표로 하는 요르단 방문단이 한국과 요르단이 추진중인 원자력발전소 건설 후보지를 시찰했다. 중동 국가이면서도 전혀 석유가 나오지 않는 요르단은 2040년까지 국내 전력의 30%를 원전으로 충당하는 목표를 세우고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르단은 아카바 경제특구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상업용 원자로 수출 관련 업무를 그동안 한국수력원자력과 동시 진행하다가 최근 한전으로 일원화한뒤 한전은 터키를 비롯해 핀란드 등을 대상으로 수출에도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전은 적어도 이명박 대통령 임기안에 원자력 상업로를 수출한다는 목표아래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에는 질좋은 전기를 싼 값에 공급해온 한전의 역할을 결코 낮게 평가할수 없다. 더욱이 반도체 산업 등 첨단 정밀산업의 발전은 오늘날과 같은 질좋은 전기가 없었더라면 상상도 할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값싼 산업용 전기공급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전기료를 물어온 국민의 희생도 적지 않았다.

 

한전은 이같은 노하우와 그동안 축적해온 기술을 내세워 이제는 세계를 무대로 화력발전소 수주는 물론 나아가서는 원자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에도 진출해야 한다. 한전의 제2, 제3의 대형 발전소 수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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