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호 한국광해관리공단 기술연구센터장

 

  국내 휴, 폐광산에서는 과거 개발위주의 광물생산정책으로 지반침하에 대한 대책수립이 미흡하였으며, 과거 광산이 있었던 대부분의 지역에서 부분적인 붕락이나 지표침하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 폐광지역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침하는 가행이 중단된 후 오랜 시간이 지나 발생하는 잔류성 침하로, 발생위치와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다. 폐광산의 지하채굴적과 갱도는 지반침하의 위험성 때문에 지역 개발계획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이의 붕괴로 인한 지반침하는 철도, 도로, 주거지 등의 주요구조물과 관계된 대형안전사고의 발생요인이 된다.


 이러한 광산지역 지반침하의 방지, 관리기술에 대한 연구는 19세기부터 주요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수행되어 왔으며, 침하이론을 바탕으로 한 이론적 연구와 이를 응용한 수치해석적 연구, 그리고 지표침하 징후를 측정하여 지상구조물의 영향 및 침하한계를 규정하는 연구 등이 주로 수행되어 왔다. 반면 국내에서는 과거에는 지반침하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는 거의 없었고, 1993년 인천 부평광산 채굴적으로 인한 지반침하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체계적인 조사,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1995년부터 일부 폐탄광에 대한 지반침하 조사와 연구가 수행되었다. 그러나 2006년 이후에는 광해방지사업단(현 한국광해관리공단)의 설립에 따라, 지반침하에 대한 연구가 광해방지 기술개발로드맵에 의거하여 체계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적용되는 지반침하 안정성평가방법들을 살펴보면, 침하의 영향한계각을 규정하는 도식법, 암층의 부피팽창과의 관계를 통해 붕락가능성을 파악하는 응력아치-체적팽창이론, 지반의 기하학적 분석을 통해 안전율을 구하는 한계평형이론, 채굴적 상반을 다층의 빔으로 가정하고 응력관계를 구하는 빔-기둥이론, 실측된 침하의 확률분포를 가지고 유사지역에서의 침하가능성을 평가하는 확률이론 등이 적용되었다. 이러한 이론적 접근 외에 최근에는 수치해석적 기법을 이용하여 지반침하 가능성 및 안정성을 평가하는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수치해석에는 상부지반을 연속체로 가정하여 해석하는 방법과 절리들이 연결된 불연속체로 가정하여 해석하는 방법들이 적용되고 있다.

  안정성 평가결과, 보강이 필요한 지역에서는 보강공사가 수행되게 되는 데, 여기에는 물 또는 공기를 이용하여 모래나 시멘트물질 등을 채굴공동에 충전하는 방법과 채굴공동 상부지반을 그라우팅이나 마이크로파일 등으로 보강하여 일체화 시키는 상부보강법이 사용되고 있다. 충전법에 사용되는 재료는 획득, 이송이 쉬워야 하며, 환경적으로 안정하고 내구성과 충분한 지지력을 가진 물질이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충전재는 시멘트, 골재, 모래, 광산폐기물, 비산회 등으로 현장여건과 경제성, 시공성 등을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재료를 사용한다. 한편 상부보강법은 공동상부를 시멘트물질과 강재의 복합부재로 만들어 지반의 과도한 부등침하를 감소시키고 붕괴의 전파에 의한 함몰을 차단시키는 공법으로, 지상에서 시공하여 간편하고 국부적인 침하를 막을 수 있으나, 침하의 완전억제가 어렵고 공사비가 고가인 단점을 가지고 있어 지반조건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광산지역 지반침하를 사전에 예측하고 그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서  수행되는 계측조사에서는 지표의 변위를 측정하는 지표침하계, 시추공 내의 암반변위를 측정하는 지중변위계, 지중 경사변화를 측정하는 경사계, 구조물 균열의 상태를 측정하는 균열측정기 등이 쓰이고 있다. 그러나 계측위치선정 및 측정간격 등의 문제로 현실적으로 많은 난점을 가지고 있어 최근에는 이의 극복을 위해 광섬유센서, 자동화계측기법 등을 지반침하계측에 도입하려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계측조사결과, 시간에 따라 측정된 계측치가 일정수준으로 수렴하면 지반이 안정화 되었다고 판단하며, 기준치를 초과하거나 수렴되지 않으면 추가 보강공사 등 대비책을 수립하게 된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이러한 지반침하방지분야의 자립기술 확립을 위하여 국내 조건에 맞는 안정성 평가기법, 최적 충전법 및 상부보강공법, 최신기술을 이용한 자동화 계측공법에 대한 본격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개발성과를 바탕으로 폐광지역 지반침하를 체계적으로 복구, 관리하여 지역주민의 안전한 생활 및 지속가능한 광산개발의 초석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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