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전쟁의 한국 선봉장 광물자원공사

 바야흐로 자원전쟁이다. 자원이 무기화되면서 원자재 확보를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발발한 것이다. 자원 보유국들은 에너지 패권을 지키기 위해 '자원전쟁'을 준비중이고 자원 소비국은 이들과의 파워게임에 밀리지 않기 위한 대응방안을 속속 내놓으며 '자원쟁탈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뒤늦게나마 자원전쟁터에 뛰어든 대한민국은 과연 '승전고'를 울릴 수 있을까.

 

연일 사상 치고치를 기록하던 해외원자재 가격이 세계금융위기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해외자원 의존율 97%인 대한민국, 원자재가격이 춤출때마다 우리나라는 울고 웃는다.

 

다시 대두되는 자원민족주의

 

남미, 러시아에서 주도한 이 같은 자원민족주의는 점차 아프리카, 아시아 산유국으로 범위를 넓혀가는 형국이다.

 

나이지리아, 알제리 등 아프리카 산유국들은 잇따라 외국계 석유회사의 유전 개발 로열티를 인상했고 베트남은 자원 개발 합작회사 설립요건을 강화해 외국인의 경영 참여를 제한했으며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중앙아시아에서도 외국계 기업의 참여 범위와 지분 보유율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특히 산유국이면서 거대한 석유 소비국이기도 한 중국의 경우 신자원민족주의 행보가 거세졌다. 중국이 중·아프리카 포럼을 열어 30억달러 우대 차관, 50억달러 발전기금을 아프리카에 제공하며 석유확보에 나선 것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자원민족주의는 향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자원 수요국들의 확보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자원확보ㆍ대체에너지 개발 시급

 

세계 에너지소비 10위국. 석유수입 4위, 석탄수입 2위의 한국은 2006년 기준으로 원유와 가스 자급률 4.2%, 쌀을 제외한 식량자급률은 단 5%였다.

 

총에너지 수입액은 853억달러로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336억달러)와 자동차(297억달러)의 수출합계를 능가한다. 때문에 이런 시점에서는 안정적 자원 확보가 절실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광물자원의 해외 의존도가 95년 86%에서 2006년 90%까지 높아지는 등 원자재의 수요가 커지면서 이에 따른 철강, 석유화학 등 원자재 및 원료의 해외의존도가 더 높아지는 추세다.

 

따라서 안정적 에너지 확보를 위해서는 자원외교를 통한 수입처 다양화, 해외 석유·가스 생산 참여, 대체에너지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에너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에너지 수입 국가를 다변화하는 게 급선무다. 고유가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중동 국가에 집중돼 있는 수입처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는 중앙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의 자원부국과 협력하는 자원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외에서 자체 생산하는 원유·가스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자원 확보를 위한 사업은 투자 위험이 큰 대신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태양광·풍력과 같은 대체에너지(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한국의 해외자원 개발 현황은?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는 ▲암바토니 니켈 광산 ▲호주의 유연탄 ▲호주 와이옹 광산 등에서 자원 영토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암바토비 니켈 광산은 세계 3대 니켈 광산중 하나다. 2006년말 착공이래 내년말 상업 생산을 앞두고 개발이 한창이다. 이 광산은 어른 한주먹크기의 흙에서 1.07% 니켈 함유율을 가지고 있다. 또한 흙속에 철분 함유량이 높아 붉은색을 띠고 있다. 확인된 매장량만 1억2500만톤으로 10톤 트럭 1200만대 분량이 넘는다. 이는 약 30년간 쓸 수 있는 양이다.

 

 이 광산은 고도가 1200mm가 넘는 밀림에 있고 트럭으로 운반하기가 여의치 않아 파이프 라인을 이용해 220Km떨어진 항구까지 운반한다. 플랜트가 있는 항구까지 운반된 니켈광석은 제련과 정련을 거쳐 한국과 일본, 유럽 등지로 수출된다. 우리나라는 국내 소비량의 4분의 1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 위기당시 부족한 달러를 메우기 위해 해외 알짜 광산들을 헐값에 매각했다. 그러나 그후 원자재가격은 폭등했고 우리나라는 몇배의 가격을 주고 원자재를 수입하는 상황을 맞았다. 2008년 불어닥친 경제 위기로 우리나라는 또 한번 기로에 서있다. 해외자원 개발을 확대할것인지 축소할것인지 기로에 서있는 것이다.

 

호주 리스고시의 스피링베일 유연탄광산은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 1호다. 이곳은 여의도 4배에 달하는 땅아래 10톤 트럭 650만대 분량의 유연탄이 매장돼 있다.

 

우리나라와 비교해 생산 원가는 7분의 1이지만 채산성은 높다. 유연탄은 제철 산업과 전력산업에 없어서는 안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생산되지 않는다. 하지만 스프링베일 유연탄광산 덕분에 2028년까지 유연탄 안정적 확보가 가능해졌다.

 

엄청난 채산성 덕분에 투자한지 5년만에 초기투자금 475억원은 이미 회수한 상태다. 또한 현재까지 벌어들이는 이익만 매년 180억원, 앞으로 20년을 개발한다면 3600억원의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곳에서 채굴된 유연탄은 호주 캠블라 항구를 거쳐 한국과 일본등지로 수출된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가 스프링 베일 유연탄광으로 자원 수출국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립도는 3.5%(2006년)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는 2016년까지 모두 20조원 이상을 투입해 에너지 자립도를 28%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는 자원영토에 미래가 달려있다. 해외자원개발에는 어느정도 리스크가 존재한다. 하지만 지난 외환위기 당시 경솔함으로 겪었던 막대한 피해를 거울 삼아  해외자원개발에 속도를 늦춰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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