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단지공단, 저탄소배출형 산업단지 확대 자신감 내비쳐


"산업단지는 지난 50여년간 국내 산업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 대량의 화석연료를 사용함에 따라 최근 지역사회의 갈등 대상이 되고 있고, 심지어 이전요청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단은 생태산업단지 구축을 통해 기존 산업단지를 저탄소 녹색성장의 거점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입니다." 

 

생태산업단지(이하 EIP, Eco Industrial Park)의 개념을 설명하던 백철규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 전략사업본부장(상무이사)<사진>은 "전국 43개 산업단지를 관리하고 있는 산단공만의 노하우를 활용해 궁극적으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미래 산업단지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자원재이용을 통해 경제적 효율은 높이면서 오염물질 배출은 최소화하는 EIP<관련기사 B7면>를 확대해 나가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산단공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EIP는 단지내 한 기업에서 발생한 폐기물이나 에너지를 다른 기업이 원료나 에너지로 쓸 수 있도록 자원순환 네트워크 완비된 산업단지를 지칭한다.

 

EIP구축사업의 전담기관인 산단공은 2006년 여수 등 5개 지역에 시범사업을 추진한 이래 지난해부터 4차년도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 하반기까지 이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3016억원의 경제적 효과와 연간 7700만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예상된다.

 

백 본부장은 "70년대 이후 조성된 기존 산업단지는 고도 경제성장 시대의 산업개발 논리에 근거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본 토지 및 시설이 EIP개념에 따른 개발방향과 상충되는 요소가 적지 않다"며 "이런 산업단지를 EIP에 적합한 형태로 전환하는 게 우리의 임무이자 과제"라고 말했다.

 

 

현재 산단공은 반월ㆍ시화, 울산, 여수, 청주, 포항 등 5개 사업단을 운영하면서 현지 특성에 맞는 과제를 발굴하는 한편 기업체 및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성공적인 EIP구축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지난 2월말까지 73개 과제에 113억원을 투입했다.

 

물론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업단지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인식은 여전히 곱지 않다. 다량의 폐기물을 만들고 환경오염 물질을 내뿜는 '오염배출업체 집결지'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수시로 민원에 시달려온 기업체들 역시 폐기물 발생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가 확대될 것을 우려해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거나 공개하는데 소극적이다. 해외 산업단지보다 우위에 있는 규모나 집적도, 업종 다양성 조건을 갖추고도 막연한 터부가 EIP로의 전환을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백철규 본부장은 "폐기물이나 부산물에 대한 정보가 오랫동안 다양한 환경규제와 관련이 있었던 부분이라 기업들이 자발적인 공개를 꺼리는 경향도 있다"며 "때문에 산단공은 기업간 네트워크가 막대한 양의 에너지ㆍ자원을 주고 받거나 판매해 부가수익을 올리고, 온실가스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본부장은 "산업단지의 폐기물에 대한 기존 시각을 산업생태학적 차원에서 재조명하는 일은 쉽지만은 않다"면서 "이런 이유로 개별규제 개선 차원을 뛰어넘어 폐기물 처리에 대한 새로운 철학을 관련 규제 속에 스며들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단공은 전국에 산재한 산업단지를 관리하고 신규 산업단지 조성을 총괄해 왔다는 점에서 EIP구축에 관한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청정개발체제(CDM)를 중심으로 하는 기후변화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산업단지 관리기관으로서 충분한 인적ㆍ물적 자원과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산단공은 현재 지난 3년여간의 시범사업 운영결과를 토대로 ▶자원순환네트워크 강화 ▶기업 참여확대 독려 ▶지역과의 협력증진 ▶생태적 공간계획 및 개발  ▶광역 EIP구축 거버넌스 확립 등을 향후 중점과제로 도출했다.

 

향후 산단공은 2006~2009년을 시범 EIP사업의 운영하는 '기반구축기'로, 2010~2014년을 네트워크가 확산되는 '본격추진기'로, 2015~2020년을 네트워크가 완성되는 '고도성숙기'로 설정해 내실있는 단계별 EIP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백 본부장은 "2단계 사업추진을 위해 추가단지 지정이 완료되는대로 7개 국가단지를 허브EIP로 지정, 인근 3~4개 지방산업단지를 서브(Sub)로 연계하는 광역 생태산업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라며 "향후 기업에서 발생한 잔열을 인근 주거지역의 난방에너지로 공급하는 형태의 지역사회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EIP는 관련 기업에게 에너지ㆍ자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규제 비용은 낮춰 결과적으로 생산비 절감효과를 가져오는 미래지향적 친환경 산업단지의 전형"이라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녹색성장에 발맞춰 기후변화시대에 가장 적합한 저탄소배출형 산업단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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