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풍력신기술 개발로 탈출

지속되는 불황과 경기침체로 잔뜩 움츠려든 유럽 풍력발전 산업계가 신제품 개발과 홍보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 프랑스 마르세이유에서 지난 달 열린 유럽 풍력발전 컨퍼런스와 전시회(EWEC)에서 지멘스와 베스타스 등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신제품들을 공개, 풍력발전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증명했다고 리뉴어블에너지엑세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독일의 파워윈드는 회전날개 지름이 90m에 달하는 '파워윈드 90'을 공개했다. 이 장치는 2.5MW급으로 자사 최근 모델인 900kW급에서 용량을 두배 이상 확대시켰다. 회사는 경기침체라는 상황에서도 연구개발 비용 증액과 연구 인력을 확충해 풍력산업의 기술 향상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지멘스 에너지는 중저속 바람에 이상적인 모델인 SWT-2.3-101 모델을 소개했다. 지멘스는 향후 세계 풍력시장의 3분의 1이 중저속 풍력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며, 자사 모델의 수요 팽창 가능성을 점쳤다.

 

덴마크의 베스타스는 회전날개 지름 112m인 3MW급 'V 112-3.0MW'와 100m, 1.8MW급인 'V100-1.8MW' 터빈을 공개했다. 전시회에서 베스타스는 1.8MW급 터빈 모델이 V80-2.0MW 플랫폼에 세워질 수 있을 것으로 설명했다. V100-1.8MW는 박스 형태의 낫셀위에 냉각 열교환기가 장착된 신모델이다.

 

베스타스는 영구자석(PM) 타입의 V112-3.0MW 모델이 기어박스와 메일 베어링이 통합된 콤팩트형 V90-3.0MW를 교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PM 타입은 풍력산업계에서 이미 알려진 기술이지만 베스타스가 자사 제품에 처음으로 적용한 기술이다. PM 타입 발전기는 클리퍼 리버티의 제품과 GE(2.5xl), 2MW급 유니슨 사의 U-88/U-93 시리즈에서 적용된 바 있다.

 

인도의 글로벌 윈드 파워(GWP)는 네덜란드에 조만간 신형 2MW급 발전기를 시험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GWP-82-2000-kW라는 이름의 이 터빈은 네덜란드 풍력 개발자인 헹크 라거웨이와 그의 디자인팀에 의해 개발됐다.

 

네덜란드의 낙찰건설업체인 발라스트 네담은 이번 전시회에서 '원 리프트 콘셉트'를 보여줬다. 원 리프트 콘셉트는 낫셀과 로터, 타워가 완전히 연결된 해상용 풍력터빈을 해저 바닥에 설치된 기반 구조에 세울 수 있는 기술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한편 프랑스 우주항공 전문업체인 EADS아스트리움과 EADS 콤퍼지트 아키텐은 풍력 산업으로의 진출을 선언했다. 이 기업들은 자사의 새로운 합성물질 공학ㆍ제조 기술, 로터 블레이드 제조 노하우와 역량을 풍력기술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제안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유럽 풍력시장 현황

"유럽에서는 지난해 8454MW의 풍력발전기가 세워졌으며, 풍력발전소가 새로 지어진 전력 시설의 36%를 차지했다"고 유럽 풍력에너지협회장인 아토로스 제보스가 EWEC 2009 개막식에서 말했다. 

 

그는 "EWEC의 새로운 목표인 '2020년까지 230GW'는 업계에 자신감을 불어줄 것이다"며 "풍력은 이제 사치품이 아닌 생필품"이라고 강조했다.

 

EWEC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유럽연합국가들은 모두 65GW 상당의 풍력발전기를 세웠다. 이 발전기들은 연간 142T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EU전력수요의 4.2%에 달하는 양이다.

 

2008년 원유가격이 배럴당 147달러까지 상승했을때 EU는 풍력발전으로 인해 540억유로에 해당하는 원유와 240억달러치의 탄소분 지출을 줄일 수 있었다고 EWEC는 산출했다. 2008년 한 해동안 교토의정서에 따라 EU가 저감해야하는 이산화탄소의 31%에 해당하는 1만80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풍력발전으로 삭감했다. 

 

한편 풍력산업에도 경기침체 바람이 불면서 기업들이 자금을 확보하는데 난항을 겪으면서 상당한 사업건이 취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EWEC 2009 컨퍼런스에 참석한 관련 업체들은 2009년 하반기 풍력발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낙관했다.

 

EWEC에 참석한 다나카 노부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경제위기가 미래에 대한 투자를 막아서는 안된다. 우리는 투자해야만 한다. 경기 후퇴가 풍력산업에게 기회가 될 것 이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제적으로 불안한 시기에 풍력은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EWEC에 따르면 2002년과 2007년 사이 풍력부분의 직접 고용은 125% 증가했다. 유럽에서만 평균 하루 33개 일자리가 만들어졌으며 2008년 직간접적으로 16만명이 풍력산업에 의해 고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2010년 EWEC 컨퍼런스와 전시회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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