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나 송전탑 등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에너지 관련 구조물의 건립은 항상 ‘뜨거운 감자’다.

물론 지역이기주의가 내면 속 깊숙이 깔려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주민들의 정보 부족이 더 큰 원인이다. 인체에 해롭다는 막연한 불안감만 있을 뿐 정확한 정보나 이해가 없다 보니 무조건 구조물에 대해 거부감만 팽배해지는 것이다.  

송전탑, 방폐장 등이 특히 심각하다. 이러한 구조물이 들어서면 마치 동네에 들어서자마자 병에 걸릴 것처럼 두려워하고 심지어 삭발까지하면서 건립 반대 투쟁을 하곤 한다.

일례로 강원도 삼척시는 1999년과 2005년 주민의 반대로 방폐장 건립이 두 번이나 무산됐다.

 지금은 2022년까지 삼척 등에 원자력발전소 12기를 추가 건설하겠다는 국가 방침에 따라 부지 선정에 관한 예산만을 책정하기로 한 채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방폐장 건립은 언감생심 엄두도 못낼 판이다.

경기 용인 총신대 양지캠퍼스 뒷산에 건설되고 있는 송전탑도 지난 5월까지 지역 주민들과 팽팽한 대립을 피할 수 없었다.

 매번 반복되는 상황에 관계자들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구조물을 설치할 때 지역 주민들을 정확하게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이러한 싸움이 계속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그동안의 ‘밀어붙이기’식의 관행을 바꿔 주민들을 이해시키는 데 적극 나서기로 한 듯 보인다. 

한국전력은 국내 최초로 ‘전자계 이해증진관’을 지난달 26일 전북 고창에서 개관해 송전탑과 고압선 등의 전력 설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곳에서 전자파 발생 원리와 특성에 대해 설명을 듣고, 현장 체험도 할 수 있어 방문객들이 전력산업 전반에 걸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한전은 기대하고 있다.

대한전기협회도 전기 원리에 대해 홍보하는 등 국민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2009년 전력산업 이동홍보관’을 각종 박람회에 설치, 어린이 및 중ㆍ고등학생들이 체험을 통해 전기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또 지난달 11일 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과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원자력이해나눔사업’을 통해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현장 교육을 실시했다. 초ㆍ중ㆍ고등학생 및 교사 320여명을 대상으로 금호화순리조트, 영광ㆍ울진ㆍ월성원자력발전소와 한국원자력안전연구원 등에서 현장 체험과 관람 등으로 원자력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에너지 구조물 설치는 보다 편리한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다. 기업의 정확한 정보 공급이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해 주고 편리한 삶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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