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내몰린 예비사업자들, 사업자대회서 정책 '맹비난'

▲ 1일 사업자대회에 참석한 예비사업자들이 일제히 정부 고시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 X같은 정부에 대해 어떻게든 대처합시다. 바다이야기도 6개월이나 유예기간을 줬는데, 우리가 불법 오락실 업자보다 못한 사람들입니까?, 태양광발전이 불법 오락실보다 나쁘단 얘깁니까?"(남원의 한 예비사업자)

"2~3년간 거지가 다 됐습니다. 이제 남은 게 없습니다. 막말로 어디가서 자살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1MW 사업을 신청했다는 한 예비사업자)

"말년에 노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2007년부터 보령에 땅을 매입해서 준비해 왔습니다. 대통령은 외국나가서 녹색성장 한다고 자랑하는데, 도대체 지경부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그 사람을 찾아 처벌해야 합니다."(예비사업자 이XX씨)

"2시간 늦게 접수해 (50MW 한계용량에서) 잘린 사람입니다. 공사계약도 다 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까지 다 했는데…. 그래도 나한테도 선택권은 있어야 하는거 아닙니까?.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할 사람은 모여주십시오. 혼자라도 (소송을)할 생각입니다. "(철원에서 왔다는 예비사업자)

지난 1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 자진해 단상 앞으로 걸어나가 마이크를 잡은 예비사업자들의 목소리가 분노로 가늘게 떨렸다. 이날 태양광발전업협동조합은 전국 중ㆍ소규모 발전사업자들을 상대로 '전국 태양광 사업자 대회'를 열었다. 전국에서 소식을 듣고 모여든 사업자가 200여명에 달했다.

이날 대회는 애초 '4.29 고시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나 자연스레 규탄대회나 성토대회로 성격이 바뀌었다. 감정이 복받쳐 오른 일부 사업자는 발표 도중 목이 메었고, 또 다른 사업자 입에선 거침없이 육두문자가 튀어나왔다.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경청하던 이들 사업자들은 한 사람씩 소견 발표가 끝날 때마다 "옳소!", "맞습니다" 등의 추임새를 넣었다. 그러나 이들의 표정은 내내 어두웠고, 눈을 지그시 감은 채 한숨을 내쉬는 장면이 종종 목격됐다.

▲ 한 예비사업자가 피해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예비사업자들은 한결같이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을 맹비난했다.

경남 사천에서 사업을 준비해 왔다는 박상호씨는 "계속 허가만 받아들이더니 이제 와서 (사업)하겠다는 사람의 발목을 잡고, 어느 나라 법이 이렇느냐"면서 "왜 하루아침에 법을 이러저리 바꿔 국민을 힘들게 하냐"고 원망했다.

박씨는 "친구들까지 끌어들였는데, 그 사람들을 어떻게 봐야할지…. 지경부에 폭탄이라도 들고가서 뛰어들고 싶다. 나 하나 죽으면 그만 아닌가"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을 장비업체 대표 겸 예비사업자라고 소개한 한 관계자도 "어떻게 이런 정책을 펴는지 모르겠다. 숨이 턱턱 막힌다. 차라리 허가나 안해 줬으면 처음부터 돈은 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3년 전부터 부지매입해서 지금까지 쏟은 열정이 아깝다. 한평생 살면서 이렇게 바보가 되보기는 처음"이라고 푸념했다.

그는 "이건 명백한 직무유기다. 신재생에너지센터장, 지경부 과장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해야 한다"며 "우리가 더 많은 힘을 모아 청와대에 분명한 뜻을 전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모인 예비사업자들은 "정부 믿다가 발등 찍힌 꼴이다. 고시를 철회하라!", "정부는 4대강에만 몰두하지 말고 태양광을 살려라!.", "녹색성장의 싹을 짜르는 조치다. 고시를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다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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