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난으로 다소 주춤했던 중국의 에너지 자원 개발이 다시 시동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4분기 예상보다 선방했던 중국으로서는 장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0억이 넘는 인구와 함께 급속한 경제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가 그 무엇보다도 필수적인 일이다. 중국의 에너지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다른 선진국들이 주춤하는 사이 중국이 고삐를 다시 죄고 있는 것. 이미 태양광 분야에서는 독일과 일본을 추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풍력 또한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전력공사 주융판 사장은 작년말 894만kW로 세계 4위인 풍력 발전량을 내년까지 2000만kW로 끌어올리고 2020년 1억kW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은 특히 간쑤, 네이멍구, 허베이, 동베이 3성과 장쑤 해안지방에 1000만kW 이상의 대형 풍력 발전소를 건설하고 풍력 발전기를 비롯한 모든 설비를 국산화해 20%는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수출산업으로 성장한 태양광의 경우도 발전 용량을 2000만kW로 대폭 늘리는 등 중국은 2020년까지 새로운 에너지 개발에 무려 3조위안(약 540조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현실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규모.

중국은 이와 함께 본격적인 원유 비축에 나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에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1억배럴 이상 원유를 비축했으며 2단계로 1억7000만배럴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은 또한 지난해까지 활발히 벌였던 해외자원 개발에도 다시 나설것으로 보인다. 거의 싹쓸이 방식으로 아프리카의 유전과 광구를 사들여 세계를 놀라게 했던 중국의 자원 선점이 다른 국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유가가 다시 배럴당 70달러선에 근접하고 있다. 올들어 벌써 두 배 가량 오른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지난해 147달러까지 올랐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달러화 약세로 촉발된 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중국의 자원개발 경쟁도 유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에너지를 둘러싼 국제 환경은 엄중해지고 있으나 우리는 아직 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심하게 얘기하면 천하태평이요, 오불관언이다.

지난해 사상 유례없는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소비량은 전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이다. 기름을 절약했다고 볼 수 없는 현실. 올해는 정부의 엇박자 정책으로 기름을 많이 쓰는 중대형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노후차 지원대책이 중대형차에 유리하게 마련됨으로써 중대형차 소비를 정부가 조장하고 있는 꼴이다. 답답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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