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발전단가 하락
기후변화법으로 진입 두드러져

독일과 스페인 등 소수 몇 개국에 집중됐던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경기 침체로 인해 개발도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C)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등 10개국이 풍력 시장의 87.8%를 장악했다. 태양광 시장도 스페인과 독일 등 2개국이 전체 시장의 72.9%, 최고 10개국이 96.5%를 차지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집중현상을 심화시켰다.

이 같은 현상이 경기침체로 인해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제니퍼 고 그린테크 편집장이 지난 4일 전망했다. 그는 "태양광패널과 풍력터빈의 수요가 떨어지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높은 발전단가 때문에 진입을 주저했던 개발도상국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국가들이 다양한 기후변화법안을 만들면서 신재생에너지 독점체제가 깨질 것"이라고 리뉴어블에너지엑세스에 기고했다.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성장률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의 풍력 시장은 지난 4년간 약 2배 성장했다. 중국은 지난해 6.3GW의 풍력발전소를 설치해 모두 12.2GW를 풍력에서 생산하고 있다. GWEC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풍력 시장이 올해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독일과 스페인 등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을 놀라게 하는 신흥 풍력 경제국들이 등장하고 있다. 연간 50MW 이상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국가 중 헝가리는 지난해 62MW를 설치, 전년보다 15배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노르웨이도 같은 해 전년보다 13배 많은 102MW 상당의 풍력발전기를 세웠다. 남미의 브라질도 지난해 94MW, 포르투갈은 712MW를 세워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GWEC의 스티브 소이어 사무총장은 최근 신흥 풍력 시장으로 터키를 꼽았다. 이렇다 할 만한 화석연료가 나지 않는 터키는 유럽연합에 가입하기 위한 노력으로 풍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터키의 풍량과 높은 전기가격도 다른 보조금 없이 풍력의 성장을 도울 것이라고 소이어 총장은 주장했다.

그는 브라질과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성장 잠재력을 가진 풍력국으로 꼽았다. 칠레는 수력을 제외한 에너지 빈국이다. 최근 아르헨티나가 공급량 부족으로 수출을 중단해 칠레는 며칠간 천연가스를 공급받지 못했다. 이 같은 공급 불안정이 풍력 시장의 투자를 이끌고 있다고 소이어 총장은 분석했다.

진보적인 기후변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신흥 풍력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는 풍력에 대해 kWh당 미화 15센트의 발전차액 지원을 발표했다. 소이어 총장은 이 밖에도 루마니아, 불가리아, 헝가리, 폴란드, 터키, 체코 공화국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풍력국으로 꼽았다.

태양광 시장에서도 개발도상국의 진입이 발견되고 있다. 체코 공화국은 54MW를 설치해 전년대비 11배 넘는 성장세를 보였으며, 그리스는 15MW로 5배, 한국은 258MW로 5배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신에너지 파이낸스의 제니 체이스 매니저는 발전차액 지원제도가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을 이끌었으며 신흥국의 성장을 지속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리스 시장이 정부의 인센티브와 허가를 받기 위한 복잡한 절차에도 불구하고 올해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스페인과 신흥 태양광국으로 꼽히는 한국 시장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스페인의 태양광 시장은 정부의 500MW 인센티브 총량제로 인해 위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 규모가 약 80% 축소될 것이라고 체이스 매니저는 내다봤다. 우리나라도 스페인과 같은 발전차액 총량제가 시장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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