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재생에너지 유럽 송전 초대형 프로젝트 잇따라

세계 태양광 선진국들이 아프리카로 향하고 있다. 아프리카가 풍부한 일조량 등 태양에너지를 포획하기에 최고의 조건을 갖추면서 태양력의 금광으로 지목되면서다. 그동안 아프리카는 재정과 전력 기반시설 부족, 일부 국가의 불안정한 정치상황으로 재생에너지 개발에 부진했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선진국으로 불리는 독일과 일본 등이 미개척 금광인 아프리카로 진출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중국과 스페인도 향후 시장 개척에 유리한 자리를 선점하고, 아프리카 환경에 자국 제품이 적응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서두르고 있다.

◆獨ㆍ日, 아프리카서 태양력 발전소 건립 계획

독일은 북아프리카에서 태양에너지 신화를 다시 쓸 수 있을까. 독일 보험사인 뮌헨리와 도이치 뱅크, 지멘스 AG 등 20개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북아프리카에 5553억달러를 투입한 대형 태양열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데저트텍(Desertec)으로 불리는 이 사업은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지역에 태양열 발전소를 건설하고 생산된 전력을 유럽으로 송전하는 대형 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10년내 독일의 가정집에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이 사업을 통해 유럽 에너지 수요의 15%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뮌헨리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거울을 이용해 태양열을 모아 물을 데우는 집광형 태양열 발전소를 사용할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전력은 고전압직류 케이블(DC)을 통해 보내질 가능성이 높다. DC전력선은 전통적인 AC전력선보다 가격이 높지만 장거리 송전에 있어서 에너지 손실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 사업에 대한 일부 비평가들은 유럽의 태양에너지 허브를 정치적으로 불안한 아프리카 지역에 건설하는 것에 의문을 제시하고 있으며, 독일 언론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독일 보수일간지 디 벨트는 "사막의 태양열 발전소로부터 생산한 전력은 독일 지붕에 설치된 패널보다 더 저렴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델스 브라트 경제 일간지도 "아프리카 태양열 사업에 대한 지원금은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일"이라며 호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독일 진보성향 일간지 디 카게스자이퉁은 "아프리카에 태양에너지 허브를 건설하는 것은 국내 태양에너지 사업에 대한 지원을 줄이기 위한 좋은 변명거리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본은 태양광 미개척지인 아프리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활발한 모습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아프리카의 태양광 발전 확대를 위해 올 여름 민관 합동사절단을 파견하겠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이 사절단에는 샤프가 참여, 아프리카 5개국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 후 연구할 계획이다.

◆아프리카 기후 적응 기술개발ㆍ태양광 TTF 혜택 요구

중국은 케냐와 손을 잡고 아프리카 태양광 발전 확대를 위한 연구를 착수했다고 신화통신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중국 간쑤성 천연자원연구소의 안 씽차이 대표는 "연구원들이 중국에서 제조한 태양광 패널이 케냐 기후에 어떻게 반응할지 연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중국 과학기술부로부터 254만위안의 연구비를 할당받아 2012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천연자원연구소는 케냐에 12명의 연구원을 파견할 계획이다. 1978년에 설립된 이 연구소는 1991년부터 2008년까지 아프리카에 적용할 태양광기술 개발을 위해 500명의 연구원을 훈련시켰다고 밝혔다.

한편 케냐는 풍부한 태양광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전력생산의 대부분을 수력과 수입 원유에 의존하고 있으며 시골지역 주민들은 주로 나무와 목탄을 연료로 이용하고 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 공과대학도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사용될 태양에너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고 지난 2월 밝혔다. 이 대학의 태양에너지연구소는 신규 광전지애플리케이션 연구를 위해 선진 광전지농축기술 분야의 과학자들이 모인 사업단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아프리카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신뢰도를 높이는게 주된 목표다.

이 사업에는 독일의 프라운호퍼 태양에너지연구소, 독일 콘센트릭스사(社), 모로코 국립전력사무소 등이 참여하고, 약 700만유로가 지원될 예정이다.

한편 아프리카의 태양광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요구되고 있다. 태양광 전지 제조사인 샤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재생에너지 발전차액지원제도에 태양광을 포함시킬 것을 촉구했다고 리뉴어블에너지 포커스가 지난 8일 보도했다.

피터 틸르 샤프에너지 솔루션 유럽지사 부회장은 "남아프리카의 경제가 성장하고 주민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태양광 확대를 위한 정책적 기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천연에너지규제(NERSA)는 재생에너지 발전차액지원제도를 발표했다. 풍력과 수력, 매립지 가스, 태양열 발전소가 발전차액지원대상에 포함됐으나 태양광만 제외됐다.

▲ 사막지역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설치해 유럽으로 전송한다는 내용의 데스트텍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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