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대비 4.24배 '폭증' … 제조ㆍ건설보다 탄소집약도 높아

 

서세욱 국회예산정책처 박사가 '농업부문 에너지 소비현황과 대응방안'을 내용으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농림어업 분야의 기계화가 진행되면서 이 분야의 에너지소비량(2007년 기준)이 1980년 대비 무려 4.24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림어업은 같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제조업 및 건설업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세욱 국회예산정책처 박사는 30일 사단법인 농정연구센터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연 '저탄소 녹색성장과 한국 농업' 연례심포지엄에서 '농업부문 에너지 소비현황과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기후변화로 에너지 및 식량수급 문제가 모든 국가의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를 논의의 중심에 놓고 이 분야의 현황과 대책을 숙의한 심포지엄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6년 현재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농림어업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그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축산업 부문의 메탄가스 발생량 등을 감안할 때 실제 비중은 두 자릿수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서 박사의 발표내용에 따르면 농림어업 분야의 최종에너지소비량은 1981년 75만8000TOE에서 2001년 436만8000TOE로 476.3%나 증가해 정점을 기록했다. 이후 기계화 보유대수가 정체를 보이면서 2007년 현재는 321만4000TOE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1980년 대비 4.24배 증가한 수치다.

용도별 에너지소비 비중을 살펴보면 농업기계용이 78.4%로 가장 많았고 수송용 11.6%, 기타설비용 8.2%, 건물용 1.8% 순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원별로는 경유 61.2%, 전력 15.4%, 등유 13.6%, 휘발유 5.6%, 중유 2.0%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업종별로는 작물재배업이 2002년 기준 전체 농림업 에너지소비량의 74.2%를 소비해 압도적으로 비중이 높았으며 축산업(15.0%), 화훼업(8.8%), 농업서비스업(2.0%)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축산업은 전체 전력사용량의 절반(50.4%)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에너지소비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 519만7000이산화탄소톤(CO2)에서 2001년 1179만9000톤으로 급격히 증가했으나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 2006년 현재 8000만톤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 1단위를 소비하는 과정에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나타내는 지표인 '탄소집약도(에너지 1TOE 사용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단위, 톤))'는 1.599를 나타낸 제조ㆍ건설업보다 휠씬 높은 2.457을 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서 박사는 "제조업이나 건설업이 석유에서 전기나 도시가스와 같은 저탄소에너지원으로 전환한 반면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면세유 혜택을 보는 농림업은 석유 의존비중이 최대 82%까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 박사는 "농림어업의 환경보전 기능을 강화하려면 석유에 대한 의존비중을 축소해 저탄소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며 "농산어촌 지역에 산재해 있는 바이오매스 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농기계에 대한 배기가스 규제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2004년 기준 바이오매스 확인잠재량은 1076만3000TOE(1차 에너지소비량의 약 4.6%)에 달하고 있으나 이 가운데 실제 활용되고 있는 양은 4.8%(52만TOE)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영일 농정연구센터 이사장(사진 맨 우측)이 심포지엄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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