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 몰린 조력발전… 환경단체도 등돌려
수세 몰린 조력발전… 환경단체도 등돌려
  • 이상복 기자
  • 승인 2009.07.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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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환경 파괴는 재생에너지 아니다" 반발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조력발전이 수세에 몰렸다. 대표적 무공해 해양에너지로 주목을 받은 것도 잠시, 대규모 개발에 따른 인근 지역주민 반대에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를 지지해 온 환경단체까지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녹색연합과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실 주최로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한국의 대규모 조력발전,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의 정책토론회는 환경단체가 신재생에너지 개발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환경영향 논란을 처음으로 공론화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지금까지 환경단체는 줄기차게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창하면서 화석에너지 전환의 가장 효율적 수단으로 재생에너지 보급ㆍ이용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재생에너지 개발에 따른 환경훼손 논란이 일자 '환경을 훼손한다면 재생에너지로서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며 딴죽을 걸고 있다.

이날 이유진 녹색연합 기후에너지 국장은 "국내에 건설 예정인 조력발전소 규모는 모두 세계 최대 규모"라면서 "한국의 재생에너지는 이상하게 세계 최대, 최고를 지향하는, 세계 어디에도 유례가 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국내 조력발전소 건설 현황(본지 5월 11일자 '원전보다 큰 초대형 조력발전소 건설 '쓰나미' 기사 참조)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1조650억원을 들여 가로림만에 500MW급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 중부발전과 한국 수력원자력이 각각 812MW, 1440MW급 강화, 인천만 조력을 짓기 위해 타당성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이는 현존 최대 조력발전소인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240MW)나 내년말 준공 예정인 국내 최초의 조력발전소인 수자원공사의 시화조력(254MW)보다 2배에서 5배 이상 덩치가 큰 사업이다.

해외 각국이 해양생태계 훼손 논란을 이유로 대규모 조력발전소 건설을 지양하는 한편 댐을 막는 종전방식 대신 풍력발전과 같은 이중나선터빈(Double-helix turbine)을 수중에 설치하는 새 방식을 개발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이 국장은 "이렇게 갑자기 조력발전소 건설계획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기 위해 발전사업자들에게 의무량을 할당하는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 도입과 관련이 깊다. 발전사들이 단기간에 손쉽게 의무량을 달성할 수 있는 대규모 조력발전소 건설을 택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발전차액지원제(FIT)가 분산형으로 소규모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넓은 시장을 형성했다면 RPS는 필연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원의 대규모화와 집중화를 초래해 현재의 집중형 에너지 공급시스템을 지속시키고 몇몇 기업들만의 좁은 시장을 고착화 할 것"이라며 "특히 조력발전은 반드시 갯벌훼손과 생태계 파괴를 불러오기 때문에 진정한 재생가능에너지라고 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해양생태계에서 녹지 역할을 맡고 있는 갯벌과 일정량의 재생에너지를 맞바꾸는 건 합당치 않다는 의견과 함께 재생에너지 생산에 따른 사회적 편익도 알려진 바처럼 크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가로림만 조력발전 건설현황과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평주 환경연합 습지보전위원장은 "가로림만의 갯벌은 2005년 해양수산부 조사결과에서 국내 갯벌 중 보존상태가 가장 양호한 곳으로 밝혀졌고, 2007년 환경가치 평가 연구용역(해수부)에서도 '환경가치 순위 전국 1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서부발전이 추진중인 가로림 조력은 충남 태안군 이원면 내리와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 일원을 잇는 1.33Km의 방조제를 짓고, 여기에 썰물 때 발전이 가능한 25MW급 터빈 20기를 설치해 연간 930GWh의 전력을 생산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위원장은 "댐 축조에 따른 갯벌 감소화 해양오염을 포함한 연안 생태계 교란 등은 생태적 건전성과 상반되므로 이를 훼손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갯벌 등 습지를 더욱 보전해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발전소 운영에 따른 기대효과도 동일 사업자인 서부발전이 태안화력을 운영하면서 생산하는 전력의 2.7%, 서산시 전력사용량의 4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환경연합 측은 가로림 조력발전소 건설로 ▶갯벌 면적이 감소하고 댐 안쪽 지점의 염도가 변화하며 ▶어업 생산성이 감소해 사회, 경제, 문화적 변화를 초래하고 ▶안개 발생과 장마철 댐 안쪽 주변 농지 등의 침수피해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경제성 논란과 관련해 건설 편익을 0.82배로 추산한 해양수산부의 2007년도 환경가치평가 연구 용역결과를 제시했다.

이밖에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타당성 조사 용역이 실시되고 있는 강화.인천만 조력발전소(840MW)와 관련, "재생에너지에 조력발전을 포함시키는 것은 발전량이 작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때를 염두한 것이지 강화조력처럼 거대발전을 염두에 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조 사무처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재생에너지 개발은 환경이 수용할 수 있는 입지선정이 필요하다"면서 "재생에너지 건설로 인해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자연환경을 파괴한다면 더 이상 재생에너지로서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반면 개발 여부가 아니라 어떻게 개발할지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이광수 해양연구원 연안개발ㆍ에너지연구부 박사는 "2040년에 전기요금이 얼마가 될 것인가, 그때가서 이산화탄소 배출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등의 장기적 관점으로 조력발전을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이제는 개발이냐, 아니냐라는 논의가 아니라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인천만 조력의 경우 시설용량이 1320MW로 2MW급 풍력발전기 660기를 설치한 것과 같다. 기당 1평방Km를 점유하는 풍력과도 비교된다. 최근 캐나다 아나폴리스 조력 수문을 통해 고래가 들어와 되돌아 나갈때까지 발전을 멈춘 사례가 있을만큼 조력발전은 어떤 연안개발보다 친환경적이며 통제가 가능하다"며 전향적 시각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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