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주 목포대학교 신재생에너지기술연구센터장

문채주 센터장
지난 6월24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8차 세계풍력에너지 컨퍼런스 및 전시회(WWEC2009)가 열렸다. 한국풍력에너지학회(KWEA)와 세계풍력에너지협회(WWEA)가 주관하고 이투뉴스가 미디어 후원사로 참여한 WWEC 2009 행사는 풍력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며 종료되었다. 최근 이산화탄소 감축프로그램의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경제성 확보가 용이한 풍력산업에 황금시장이 창출되기 시작했고, 개발도상국까지 후발시장에 뛰어드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중공업, 조선강국의 장점을 살려 시장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이 수년간의 R&D 성과물을 이제 내놓는 수준이다. 현재 선진국의 경우 5MW급 초대형 해상풍력발전기가 이미 개발 완료되었다. 독일의 REpower사나 프랑스의 Multibird사는 5MW급을 개발했고, 독일의 Bard사는 5.2MW급을 개발한 상태이며, 6MW와 7MW급도 개발 중이다. 이와 같이 외국 선도기업들은 육상풍력의 한계를 극복할 해상풍력과 터빈 대형화로 관심을 돌려 후발주자들을 따돌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981년 50kW급이 보급되기 시작한 이후 30여년만에 100배 이상 대형화가 진행된 것이다.

육상풍력의 한계를 대형 해상풍력단지로 극복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해상풍력이 재생에너지의 최대 산업으로 이어지고, 전력수요를 과감하게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는 2025년까지 전체 전력의 50%를 풍력으로 충당한다는 야심찬 계획 아래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덴마크에 건설된 풍력발전기는 모두 3.13GW로 이들 발전단지가 전체 전력 수요의 20%를 공급하고 있다. 덴마크는 세계 최대 해상풍력 단지인 160MW급 호른스레흐 단지 인근에 금년 말 완공을 목표로 215MW 규모의 풍력단지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고, 로드샌드 연안과 쥬어스란드 지역에도 각각 215MW, 400MW 규모의 대단위 발전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해외시장에 뛰어들기 어려운 것은 급격하게 진보해가는 기술력의 한계성도 있지만 개발된 제품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국내 시장 확대를 위한 정책적인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개발된 제품의 현장운전 실적은 해외 마케팅에 필수적이다. 국내에서도 현실적으로 개발품의 판매가 불가능에 가까운데 해외시장은 더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이러한 어려움의 해결방안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최근 화력발전소 인근에 추진되는 시범사업의 사례가 대표적인 지원사업이지만 해상풍력의 경우 아직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새로운 풍력발전기 제품을 공기업에서 구매 가능하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명문화하여 시장진입을 도와야 한다. 물론 시장원리가 적용되어야 바람직하지만 해상풍력의 경우 더 많은 노력과 지원이 없으면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 선도기업을 추월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수많은 해상풍력 개발을 위한 지자체와 기업간 양해각서가 체결되었지만 실체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선두주자는 2033년 전남 서해안에 조성되는 5GW 대규모 풍력발전 클러스터 사업이다. 이 지역은 그나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풍력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광역경제권 사업에서 풍력분야를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점은 수익성 평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한전의 변전소까지 계통연계를 위한 송전선로 건설이다.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른 한전의 송전용 전기설비에 관한 규정 제 55조의 내용의 수정 또는 보완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경제성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계통연계 접속설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며,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 또한 해상풍력 발전차액문제도 서둘러 기준을 마련하여야 한다. 해상풍력단지 조성에서 큰 비용을 차지하는 다른 설비는 해상구조물이다. 해상구조물 설치비용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해저면의 천공과 지질조사가 선행되어야 하며, 전남도에서는 해상풍력단지 조성이 유력한 지역에 대한 조사를 서둘러 추진하고 있다. 이 결과가 얻어지면 전남 서해안지역의 해상풍력단지 조성비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보여 5GW 풍력산업 프로젝트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되나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정부에서 주도하는 녹색성장의 가시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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