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 시도 6월 이어 중국에 또 발목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 시도는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을 수 없는 것일까.

28일 지식경제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가 추진하던 캐나다 블룸레이크(Bloom Lake) 철광의 지분 인수는 최근까지 마지막 협상을 벌였지만 지분은 결국 중국으로 넘어갔다.

광물자원공사는 SK네트웍스ㆍ현대하이스코와 함께 블룸레이크 철광 지분 25%와 생산물량 연간 500만톤 확보를 위해 공을 들여 왔다. 캐나다 퀘벡주 북동부에 위치한 블룸레이크 철광은 가채광량 5억8000만톤 규모의 광산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연간 800만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블룸레이크 철광 인수에 성공했다면 전략 광종 중 하나인 철광석의 자주개발률을 10.5%에서 20.6%로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마지막 협상 과정에서 중국 우한강철이 가세하면서 일이 어긋났다. 우한철강은 지난달 블룸레이크 철광 지분의 25%를 보유하고 있는 컨솔리데이티드톰슨 지분 20%를 2억4000만달러에 인수하고 항만단지 건설 등을 조건으로 하는 계약을 맺은 중국기업이다.

계약 후 광산 매도자인 컨솔리데이티드톰슨이 중국과의 본계약 내용에 계약 체결 후 한달 이내에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사업자와 다시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조항을 넣으며 광물자원공사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

광물공사는 중국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분전했지만 지난 20일 중국 우한철강이 지분 인수를 마무리해 계약은 수포로 돌아갔다. 광물공사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수 자금에 한계가 있어 중국과 자금력으로 경쟁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국내 주요 공기업, 대기업들이 나선 해외 자원 M&A전에서 중국에게 연전연패중이다.  지난 6월 24일 중국의 시노펙(석유화공유한공사)은 우리나라의 한국석유공사를 제치고 스위스의 석유·가스 탐사업체인 아닥스를 중국의 해외 기업 인수 사상 최고액인 72억 4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처럼 중국은 최근 수년간 해외 자원을 독식하고 있다. 특히 2008년 9월 자원 가격의 폭락 이후 더욱 적극적으로 자원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광물공사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자금력과 서구 기업들과 달리 단기실적 압력을 덜 받는 이점 등을 내세운 중국 기업들의 기업·인수 합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물자원공사가 올해 호주에서 공을 들였던 팬오스트, 로즈베리광산 매입전에서도 중국의 자금력 앞에서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광물자원공사가 올해 해외자원개발 투자에 쓸 수 있는 예산은 2700억원이다.

전문가들은 "자원확보를 위해서는 에너지 공기업 주도의 해외자원개발에서 벗어나 민간기업과 사업 역량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해외자원개발 업체인 W사 관계자는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는 기업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다"며 "이는 그동안 대부분의 사업이 에너지 공기업이 주도하는 사업에 대해 지분 참여 수준으로 끝나 사업역량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전략 변화는 민간기업의 경우 해외자원개발 사업추진에 대한 노하우와 공기업들은 민간기업에 갖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서로 윈-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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