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발전소 미리 폐쇄…청정발전기술 도입기회로 전환

세계 1위의 석탄 소비국인 중국이 녹색경쟁력을 쌓기 위한 석탄 발전소 폐쇄조치를 공식 발표하고 나섰다. 이 같은 내용은 미ㆍ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중국이 기후변화 대처에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한 이틀 뒤 발표돼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 정부는 노후화된 소형 석탄화력발전소를 예정보다 18개월 일찍 폐쇄하고 있으며, 이를 더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순 친 중국 에너지국 부국장(차관급)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 위기로 인해 중국내 발전량이 줄었다"며 "이를 계기로 노후 발전소 폐쇄를 앞당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중국의 수출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에너지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천개 제조 공장이 문을 닫거나 운전량을 줄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국 전력위원회는 올해 전력수요가 3% 오를 것이라고 전망, 종전 5%에서 하향조정했다.

중국 에너지국은 "2007년부터 지난 6월까지 운영이 중단된 소형 발전소만 모두 7500곳에 달하며, 발전용량만 합쳐도 5400만kW가 넘는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발전소 전체 용량의 7%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발전소에서 소비하는 평균 석탄량은 kW당 30g 떨어진 340g이 됐다. 이산화황 배출은 연 106만톤, 이산화탄소 배출은 연 124만톤이 줄었다고 순 부국장은 설명했다.

순 부국장은 "발전소 폐쇄로 약 6200만톤의 원유를 절약하고, 이산화탄소 1억2400만톤, 이산화황 106만톤을 삭감한 셈이 됐다"며 "이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효율적인 소형 열발전소는 전체 열발전소의 30%를 차지했으나, 현재 14%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대형 열발전소의 비율은 44%에서 64%로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순 부국장은 "중국은 석탄 의존도를 현재 70%에서 60%로 낮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발전소 폐쇄로 인한 전력 부족량은 풍력과 태양광, 수력발전으로 교체하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순  부국장의 계획에 대해 월스트리트 저널은 의문을 달았다. 발전소 폐쇄 조치가 기업의 구조조정과 근로자 해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마지막으로 지시했던 발전소 폐쇄 이후 40만여명의 발전소 직원이 새로운 직장으로 옮겼다고 밝혔으나, 상당한 실직자가 배출된 것으로 추측됐다.

최근 7곳의 지역 공무원들과 발전소 관계자들이 에너지국의 발전소 폐쇄 지시에도 불구하고 발전소를 다시 열어 처벌을 받기도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온난화 주범 비난…선진 기술 필요해

중국 녹색정책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지만 중국의 발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에너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매년 평균 70GW상당의 발전소를 추가로 신설했는데, 이는 프랑스 전력발전소 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달 28일에는 중국의 최대 전력사 3곳이 2008년 1년간 배출한 온실가스량이 같은 기간 영국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을 넘어섰다고 환경감시단체 그린피스 중국지부가 밝혔다.

그린피스는 중국의 석탄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 전체 에너지의 60%를 공급하고 있는 중국 10대 전력회사들이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전체 석탄의 5분의 1을 소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온난화 가스를 줄이기 위해 청정석탄기술과 탄소 포집과 저장(CCS)기술 사용을 추진하고 있으나, CCS기술의 경우 초기단계에 있어 상용화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아울러 선진국의 재정적, 기술적 지원이 없으면 CCS를 적용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달 26일 스티븐 추 미 에너지부 장관과 완 강 중국 과학기술부 장관이 미ㆍ중 청정에너지연구센터를 설립하기로 공표하면서 양국의 실질적인 기술 협력체제가 이뤄질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구 협동 과제로는 CCS를 포함한 청정 석탄기술, 에너지 고효율 건물 등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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