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에너지요금은 에너지절약 무력화”
“싼 에너지요금은 에너지절약 무력화”
  • 이혜린 기자
  • 승인 2009.08.1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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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하연 에너지관리공단 수요관리실장

▲ 김하연 에너지관리공단 수요관리실장
지난 6월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대책회의의 화두는 단연 ‘수요관리’였다. 그동안 공급관리에 힘을 쏟던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고 나서 주목을 끌었다.

이 회의에 따라 공단은 새로 발족한 지식경제부의 에너지절약추진단과 함께 수요관리 강화 후속작업에 한창이다.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1일 에너지관리공단 수요관리실을 찾았다. 이날도 어김없이 김하연 에너지관리공단 수요관리실장은 외부업무를 마치고 돌아와 막 자리에 앉은 때였다.

“수요관리는 결국 에너지 절약이 가장 정확한 개념입니다. 지금 예전과 다른 새로운 에너지 절약 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강제성을 좀더 강화해 이행률을 높이는 정부협약(NA)의 방향으로 가는 것이죠.”

현재 추진되고 있는 수요관리 정책에 대한 김 실장의 답변이다.

최근 공단 수요관리실은 제 4차 에너지합리화계획에 따른 NA(Negotiation Agreement)의 세부 적용방안 마련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김 실장은 “올해 안에 정부협약(NA)의 공단 시범시행 후 내년엔 녹색성장법이 통과되는 대로 바로 본격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9년부터 올해까지 성과를 거둬 온 자발적협약제도(VA)와 새로 시행될 정부협약(NA)의 차이점에 대해 “VA가 기업에게 에너지소비 및 온실가스 배출을 가령 일년에 5% 줄여달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보고받는 것이라면, NA는 그것을 검증하고 달성하지 못했을 때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NA는 녹색성장법 제42조에 따라 에너지목표관리 달성에 따른 인센티브와 패널티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산업계에서는 아무래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앞으로 국내외적인 수요관리 필요성에 의해 공단이 악역을 맡을 수밖에 없다”며 “올해 도입되는 시범 적용은 패널티보다는 인센티브 쪽으로 더 자세하게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인센티브 적용은 자금과 세제지원이 중점 사항이다.
 
그는 “어느 정도의 인센티브가 적용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그러나 정부가 최근 에너지절약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절약에 대한 정책의지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 실장은 이와 관련, “국내 공급부문의 공공기관은 비대하다. 한전, 가스공사 등 공급사는 크고 많지만 에너지 사용부문을 관리(수요관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공공기관은 에너지관리공단 딱 하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공단을 제외한 수요관리는 ESCO협회 등 민간기관의 활동이 주를 이뤘으며,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기관 주도의 수요관리는 아무래도 그 활동영역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공공기관 차원의 수요관리 강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수요관리는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온실가스 감축대책”이라며 “이산화탄소의 84%가 에너지사용 부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효율을 높이고 절약하는 것이 가장 싸고 잠재력이 높은 CO₂ 감축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방법을 우선 실행하지 않고서 다른 온실가스 감축법을 적용해 소비를 증가시키는 것은 '새는 양동이에 물 붓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기업들의 에너지절약 투자 활성화를 위해 김 실장은 “에너지 절약을 위한 시설투자 비용 등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대폭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요관리에 따른 시설투자의 부담을 기업에게만 안겨주면서 정부는 에너지절약을 하라고만  해서는 안됩니다. 외국의 경우 거의 절반에 가까운 보조금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는 저리의 융자지원뿐 보조금 지원은 없는 실정입니다.”

그는 “1toe(석유환산톤)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데 약 37만원의 비용이 들고, 평균적으로 에너지 절약 시설 투자비용을 회수하는 데 1.3년 정도가 소요된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경기 불황 등 어려운 경영상황을 타개하기도 어려운데 에너지 절약 설비투자 비용까지 생각할 여력이 없다”고 기업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보조금 지원을 위해 “에너지 사용요금을 올려 충당할 수 있다”고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수요관리는 항상 에너지 요금과 직결된다"며 "에너지 값이 오르면 기업들은 에너지 절감에 힘쓸 것이고 이때 절약을 잘하는 기업과 아닌 기업의 옥석을 가려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에너지절약을 유도하는 가장 좋은 길”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앞으로도 전력소비는 점점 늘어날 것입니다. 자동차도 건물의 냉난방도 다 청정에너지인 전기를 사용하게 돼 있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다른 에너지에 비해 싸면 가격 왜곡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에너지 효율향상을 무력화합니다.”

그는 원자력 등 발전소를 더 많이 세워 전기를 더 많이 만들어내면 된다는 것은 무책임한 의견이라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지금 우리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자고 후손에 방사선 폐기물 등의 부담을 안겨주는 것을 외면하는 격”이라고 김 실장은 빗대어 말했다.

그는 원자력 발전에 대해 “안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실장은 마지막으로 “앞으로 에너지사용은 고연비를 뛰어넘어 제로에너지, 마이너스 에너지까지 가야 한다”며 수요관리의 필요성은 “국제적인 과제로서 기후변화 대책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도 중요하지만 국내에서는 첫째로 화석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것이 당면한 과제고, 다음으로는 화석에너지 사용 감소로 인한 전력소비 증가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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