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발행인

이재욱 발행인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라디오연설을 통해 녹색기술보다 더 중요한 게 녹색생활이라고 강조했다. 녹색기술을 개발하려면 많은 시간과 돈이 들지만 녹색생활은 누구라도 오늘 당장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에너지 절약을 당부했다. 진부하다고 느껴질 만큼 당연한 언급이다. 그런데도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처럼 에너지 절약을 강조해야 하는 우리의 풍토가 서글퍼진다.

구두선처럼 에너지 절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직도 한여름에는 추울 정도의 냉방이 백화점에서는 여전하다. 겨울에는 내의차림으로 사는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툭하면 에너지절약이라고 너도 나도 입을 모은다. 하지만 방송사의 드라마 같은 프로그램에도 이같은 에너지 절약 정신은 온데간데 없다. 실제 생활로 들어가면 문제의식이 없기 때문.

이 대통령이 2주일에 한번씩 있는 라디오 정례 연설에서 에너지절약이란 주제로 연설을 한 것은 이같은 우리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0.74도 올랐는데 우리나라는 지구 평균보다도 두 배 이상 올랐다면서 온실가스 감축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녹색생활 실천을 강조하면서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를 통해서 온실가스 배출의 3분의 1 이상을 줄일 수 있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분석을 소개했다. 따라서 에너지 절약은 제5의 에너지라고도 한다면서 우리나라가 에너지를 사실상 100%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10%만 절약해도 한 해에 10조원 이상을 벌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 절약은 이웃을 배려하는 가장 인도적인 행위라면서 자동차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번 갔다 오면 이산화탄소가 200kg이나 배출된다고 지적, 좀 불편하더라도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자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부연했다.

에너지 절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냄비근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에너지에 대해서 잘 모르는 데 기인한다. 일부 전문가는 우리 국민이 모두 에너지 전문가인 것 같지만 사실은 에너지 문맹이 많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에너지 절약도 과거와 같은 상명하달식으로는 곤란하다는 말이다. 에너지관리공단 등이 방송 매체를 통해 줄기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백방으로 노력해 봤지만 효과는 만족할 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 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체감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몸소 국민이 에너지의 중요성을 느끼고 절감 필요성을 체득토록 하자는 것.

여기에는 에너지 절약 교육이 필수적이다. 교육이란 원래 딱딱해서 대부분 사람들이 싫어한다. 그렇다면 교육을 재미있게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교육을 통해 에너지 문맹을 퇴치하고 특히 자라나는 세대에게 에너지에 대한 확실한 인식을 심어주는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