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실시간 확인 가능…온실가스 4.6% 감축
31일 제주 실증단지 착공 3000가구 시범사업 돌입

 

▲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개념도.

[이투뉴스 장효정기자] 에너지소비를 평균 6% 줄이고 온실가스를 4.6% 감축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지능형 전력망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시대가 온다.

우리나라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국가단위 스마트그리드 발전 로드맵을 수립한 데 이어 지난달 9일 선진 8개국(G8) 확대정상회의 기후변화(MEF) 세션에서 ‘7대 전환적 기술’ 가운데 하나인 스마트그리드 선도 국가로 선정됐다.

이에 지식경제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등이 선두에 나서 스마트그리드 사업단 및 팀을 출범하고 새로운 에너지 기술ㆍ개발에 돌입했다.

특히 제주도를 세계적인 테스트 베드(Test Bed) 지역으로 선정, 예산 1260억원을 투자해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구축키로 하고 오는 31일 착공식을 개최한다.

◆에너지 소비량 대폭 감소 및 온실가스 감축=스마트그리드란 기존 전력망에 IT 기술을 접목,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전력 정보를 교환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그리드를 도입하면 현재의 일방향 전력 계통 대신 분산 전원 시스템을 통해 전력 계통을 규모에 따라 분리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전력 가격 및 품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전기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전기 요금도 절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미터기를 통해 전력이 가장 싼 시간대를 확인해 그 시간에 세탁기를 가동하거나 전기자동차를 충전하는 것이다.

또 각 가정이나 빌딩에 설치한 전력 저장장치로 저가의 전기를 사용했다가 고가 시간대에 사용하고 남은 전기를 한전 및 전력 거래 시장을 통해 팔 수 있다.

특히 스마트그리드가 상용화되면 전력 피크 타임의 전기 소비를 대폭 줄여 온실가스의 주범인 발전소 건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는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피크 타임을 기준으로 건설하고 있다.

여름철 낮 최고 기온의 피크 타임일 경우 원자력 및 석탄 발전소 등의 기저 발전소는 물론 양수, 수력, 가스, 석탄 등의 첨두 발전소까지 운영해 피크 소비량과 10% 정도의 예비전력을 생산한다. 이렇게 단 며칠간의 발전소 가동률을 기준으로 수천억원의 발전소를 건설하기 때문에 기온이 올라가거나 발전량이 많아질수록 발전소를 추가로 증설하고 있는 것이다.

지경부에 따르면 스마트그리드 구축 시 에너지 절약 효과는 6% 내외다. 이렇게 되면 연간 1조8000억원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전력 공급 시 피크 전력을 10%(700만kW) 줄이면 연간 1조원의 설비 투자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떠오르는 ‘별’ 스마트그리드에 투자 집중=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스마트그리드 관련 시장이 최소 3조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오바마 미국 정부는 스마트그리드를 그린뉴딜 정책의 핵심으로 삼고 개발 산업에 110억달러를 투입했으며 첨단 에너지설비 투자 세액 공제 23억달러, 에너지 효율화 및 신재생 에너지 연구 25억달러,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대출 60억달러 등을 투자했다.

◆신재생 에너지 설비 증가=스마트그리드 도입 시 가장 활발해질 사업은 신재생에너지 분야다. 태양광, 풍력, 조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스마트그리드의 분산 전원 시스템의 주체가 될 것이라고 지경부는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전체 에너지 설비 가운데 2.6%에 불과하지만 2030년에는 총 소비전력의 30%까지 확대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약점인 전력 생산 불규칙 현상을 해소하고 전기 품질을 향상시키며 저장 장치를 통해 시간대별 전기 공급을 일정하게 조정할 수 있다.

또한 날씨와 바람의 세기 등을 감지하는 센서를 장착해 날씨가 좋거나(태양) 바람이 세게 불 경우(풍력) 해당 신재생 발전소를 가동해 화력 발전소의 출력을 감소시켜 전체 전력 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구축=정부는 제주에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건설하고 각종 기술의 테스트 베드 지역으로 선정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오는 31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 등은 제주도 구좌읍에서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착공식을 열고 약 3000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그리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지경부는 12월까지 구체적인 설계를 완료하고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본격적으로 스마트그리드 기기를 설치해 시험실증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기간 한전은 ▶전력IT 10개 과제 성과물과 전력계통망의 연계 실증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실증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구축 ▶전력저장장치 실험 ▶스마트미터기 연계 및 시스템 등을 실험한다.

2011년까지는 모든 기술 검증을 끝내고 도시 규모로 시범단지를 확대할 예정이며 2013년까지 모두 12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실증단지는 ‘스마트 홈(Home)’ ‘스마트 빌딩(Building)’ ‘스마트 팩토리(Factory)’ 등으로 구현해 중ㆍ소 규모의 신재생 에너지 설비 장착 및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구축, 양방향 전력 계통 시스템 등을 시험한다.

황우현 한국전력 스마트그리드 추진팀 팀장은 “발전, 송전, 변전, 배전 등 전력과 관련된 각종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기자동차 충전소 및 신재생에너지 설비 구축을 강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인터뷰〉

"세계최고 전기품질-IT 연계사업을 업계와 함께"
문호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부회장

“우리나라는 단일 송전망 전력회사가 있고 세계 최고의 전기 품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IT강국이며 G8확대정상회의(MEF) 스마트그리드워킹그룹(Smart Grid Working Group)에서 의장국으로도 선임됐습니다. 이같이 국제적으로 기술 인정을 받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스마트그리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구축을 앞두고 문호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부회장은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활성화를 기대했다.

문 부회장은 “한국전력, 한전KDN, LS산전, 현대중공업, 효성 등 국내 유수의 기업이 2547억원 규모의 스마트그리드 관련 전력IT 기술 개발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개발된 기술의 안전성, 내구성, 호환성 등 시험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제주도에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구축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스마트그리드 구축 시 국내 산업 발전에 대해 그는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가속화할 것이고 전 산업에서 스마트그리드가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므로 일상생활 형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며 “스마트그리드는 향후 전력 생산과 소비를 효율화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켜 녹색 혁명을 이끌어 낼 주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업체와 정부, 한전과의 연계에 대해 문 부회장은 “정부의 지속적 투자 유도 정책을 펼쳐 각 기업에서 개발되고 있는 기술들이 실증단지에서 실증이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다”며 “앞으로 협회는 민간 업체의 기술이 국제적으로 표준화될 수 있도록 회원사들의 애로사항을 정부에 건의하고 구체적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문 부회장은 또 “협회는 민간 업체의 의견이 정부의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스마트그리드 산업에 대한 조사 연구 및 개선, 현황, 통계, 해외 진출 협력 지원 등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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