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영 국회환경포럼 정책실장/울산대 겸임교수

조길영 실장

4대강에 천국을 만들어 정권을 재창출해 보겠다는 MB책사들의 자칭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결국 정권의 생명을 단축하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것을 그들만이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국민과 자연에 대한 무례와 오만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당신들의 천국' 만들기 사업으로 4대강은 지금 수많은 생명들이 죽음을 기다라는 생지옥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소신은 변하지 않았지만, 임기 내에 한반도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면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며칠 전 한나라당 정책의장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정권 재창출에 절대적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역설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반도 대운하사업' 공약 이래 오늘날까지 이것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다'는 요지의 말을 곧잘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 맞다. 현명한 국민들은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한 '정략'이 숨어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4대강에 당신들의 천국을 만들려는 사람들만이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본말이 전도된 사업의 극치

여당 정책의장의 솔직한 자복이 아니라도, 다음과 같은 사업계획만 보아도 '4대강 살리기가 아니라 죽이기 사업'이며 '정략적 산물'임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진정 4대강을 살리려면 본류의 상류인 지류부터 수질개선 사업을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4대강 토목사업은 5억7000만톤에 달하는 강바닥 파내기와 댐에 버금가는 20여개의 보를 만드는 일에 17조원을 투입하여 본류사업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색 갖추기 용으로 수질개선 대책비 5000억원을 책정하는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본류 파괴를 완료한 연후에 2012년까지 지류의 수질개선사업을 완료하겠다는 것이다. 본말이 전도된 사업으로 시화호가 썩어 담수화를 포기했고, 새만금은 지금 간장색깔로 변하고 있어 머지않아 담수화 정책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2012년 4월 총선의 빅카드로 활용

4대강 사업을 왜 이렇게 급하게 밀어붙이고 있는가? 그것은 바로 2012년 4월, 정권 재창출의 분수령이 될 총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 전에 배도 띄우고, 보트도 타게 하는 등 거창한 치적을 국민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정권재창출을 위한 4월 전초전에서 기선을 제압하는 빅카드로 활용하고, 그 여세를 몰아 12월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이라는 대미를 장식하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4대강 토목사업을 중단하길 바란다. 그리고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에게 진정한 녹색성장이 무엇인가를 배워라. 그는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한 국가가 미래의 글로벌 경제를 주도할 것"이라면서 2009년부터 10년간 1500억달러를 그린에너지 부문에 투자하겠다고 천명했다. 미래의 저탄소 녹색성장의 신동력은 4대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미국이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그린에너지와 그린카 등 녹색기술에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부디 이것만은 알아야 한다. 4대강에 만들려는 천국은 당신들만의 것이 될 것이고, 자연과 국민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대재앙이 될 것이다. 머지않아 당신들의 생명마저 단축하는 부메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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