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정보위는 8일 낸 보고서를 통해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전 정권의 고위 관계자가 2002년 말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 미 중앙정보국(CIA)에 말한 내용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위는 CIA의 유럽 비밀작전 전 책임자 타일러  드럼헬러가 4월 CBS 방송에서 "이라크 정권의 소식통이 전쟁전 `이라크엔 진행중인 WMD 프로그램이 없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던 내용을 조사중이다.

드럼헬러의 이런 폭로는 같은 소식통을 인용, `후세인 정권은  WMD  프로그램을 보유했다'고 기록한 CIA의 문서와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나지 사브리 전 이라크 외무장관으로 밝혀진 이 고위 이라크 소식통은 또 CIA에 `이라크는 알-카에다를 오랫동안 적으로 여겼고 과거에도 현재도, 앞으로도 오사마 빈 라덴과 접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CIA는 부시 정권이 `이라크의 WMD가 미국의 임박한 위협이며 후세인이  9ㆍ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와 연계됐다'고 주장했던 2002년 9월 이미 사브리 전  장관에게 접근했었다.

특히 이 시기는 부시 정부가 이라크 전쟁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려던 때라는 점에서 드럼헬러의 증언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부시 정부가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자신에 불리한 정보를 무시했다는 비판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하지만 공화당 팻 로버츠 정보위원장은 이에 대해 CIA가 사브리 전 장관의 발언이 전혀 새로울게 없다고 판단, 정보 분석가나 의회에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CIA가 이런 정보를 얻은 6개월 뒤 이라크를 침공했지만 결국 WMD를 찾아내지 못했다.

로버츠 위원장은 이 보고서 부록편을 통해 "아직 정보위의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이 소식통(사브니 전 장관)에서 나온 모든 정보는 이라크가 WMD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적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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