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고효율 산업 2013년께 규모 성장 3배

[이투뉴스 조민영 기자] 뉴욕 맨해튼의 상징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미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시카고의 윌리스 타워가 친환경 건물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440만달러어치의 에너지 요금을 절약할 수 있도록 고안된 계획을 채택하고, 건물 개장을 진행하고 있다. 빌딩은 개장 후 현재 건물 에너지 소비액의 38%를 줄일 수 있게 된다.

시카고의 윌리스 타워는 110층 1만6000개의 단중 유리창을 모두 교체하는 것을 포함, 3억5000만달러를 투입해 건물을 새롭게 꾸밀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 건물은 시어스 타워에서 이름을 바꿨다.

윌리스 타워 같은 대형 건물부터 중소형 건물까지 미 시내 곳곳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건물 개장이 한창 유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물의 에너지 고효율 시장이 불황을 모를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유행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더불어 경기후퇴로 공공요금이라도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번지고 있다. 또 에너지 고효율 건물에 대한 정부의 세금 공제와 탄소 발자국에 대해 높아지는 인식도 에너지 절약형 리노베이션을 부추기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3일 보도했다.

건물이 소비하는 에너지량은 지구촌 전체가 소비하는 에너지량의 절반에 가깝다. 이에 따라 건물의 에너지 보존 노력은 지구온난화와 싸울 수 있는 '이름없는 영웅'이라고 보도는 표현했다.

한편 내년부터 상업용 건물을 대상으로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제가 실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물주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건물의 에너지 고효율화에는 미 정부의 역할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20년까지 모든 상업용과 주거용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40%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5000억달러의 지원사업을 마련했다.

미 에너지서비스기업 전국협회(NAESC)의 테리 싱어 사무국장은  "새로운 정부의 지원금과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에너지 가격,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신기술이 건물주의 참여와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미국 에너지 서비스 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04년 이후 산업 규모는 연간 22%씩 성장했다. 연방정부가 경기부양책에 정부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수십억달러를 할당하면서 시장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 환경보호국의 '에너지 스타' 프로그램의 마리아 바르가스 대변인은 "건물의 에너지 고효율 산업에는 아직 펼쳐지지 않은 엄청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환경보호국은 지난해 6300개 건물에 에너지효율 태그를 부여했다. 전년보다 57% 많은 건물이 에너지효율 검사에 참여했다.

드로이트 에너지와 리소스 그룹의 브란코 테직 컨설턴트는 "더 많은 건물주들은 경쟁사들이 고효율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경쟁적으로 참여할 것이다"며 "그들은 또 에너지 효율향상은 사업적인 면에서도 이익이 된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테직 컨설턴트에 따르면 약 700억평방피트의 미국 사무실 공간 중 10억평방피트만이 고효율 시스템으로 개장된 것으로 추정됐다. 에너지 서비스 업계에서는 시장 잠재력이 큰 신흥 시장인 셈이다.

에너지 서비스 산업은 2013년께 규모가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파이크 연구소는 아직 계획중인 사업만 400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투자금 5년 안에 회수 가능" = 건물의 에너지 고효율화에는 많은 투자금이 필요하다. 에너지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과 자동 전등 시스템, 다중 유리창 등에 높은 비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경영자들은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원 활용도 주저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에너지 효율화에 투입된 자금은 낮은 전기와 가스료에서 빠르게 되찾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득하고 있다. 투자금 회수에는 약 5년 내외가 걸린다고 내다봤다.

또 건물 개장은 건물 소유주들이 입주자들에게 '녹색 마케팅'으로 더 높은 임대료를 요구할 수 있게 한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매킨지&Co는 2020년까지 건물 효율에 5200억달러가 투자되면 1조2000억달러의 에너지 절약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온실가스 배출은 연간 1기가톤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미국 도로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들이 내뿜는 온실가스량과 맞먹는다.

건물 에너지 서비스 시장에는 허니웰 인터네셔널 Inc.와 존슨 콘트롤스 Inc., 지멘스 AG, 잉가솔 랜드(Ingersoll-Rand Plc),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Corp. 등이 뛰고 있다.

셰브론과 시스코 시스템즈, IBM, 록히드 마틴 Corp. 등이 이 사업에 최근 진출했다. 메사추세츠의 블루스톤 에너지 서비스 Ltd.도 지난해 사업 규모를 두 배로 늘리면서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애덤 페어뱅크스 블루스톤 부회장은 "우리는 전력소와 공동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의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협력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세금공제가 초기 투입비용을 지불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또 미래에 절약될 에너지는 자금 대출에 필요한 중요한 담보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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