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총리, STX 다렌조선해양기지 방문…고용창출 감사 표시

[이투뉴스 조병준 기자] 중국 다롄(大連)에서 열린 제3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하계대회가 3일간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12일 폐막했다.

'녹색 성장'을 주요 의제로 80여개국 1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이번 대회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를 주도할 경제블록이 어디냐는 것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경제블록이 금융위기로 주도권과 지위가 흔들리는 미국을 대신해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할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참석자들의 눈과 귀는 자연스럽게 10일 저녁 개막식 기조연설에 나선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발언에 쏠렸다.

원 총리는 온화한 학자풍의 톤이었지만 분명한 어조로 중국의 미래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아직 개발도상국이어서 위안화의 국제화에는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하고 일정한 국력에 도달하지 못하면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다"며 위안화가 국제통화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또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안정, 불균형적이며 확고하지도 않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그는 올 상반기 7%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 중국이 금융위기의 타격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올해 목표로 잡은 경제성장률 8%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 지속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 것임도 분명히 밝혔다.

이튿날 중국 증시는 주요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예상치를 웃돈 데다 원 총리의 발언으로 중국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확인되면서 2.2% 급등했다.

포럼 참석자들도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경제블록이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포스트 미국'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WEF가 전 세계 정.재계 인사 및 기업인, 학자 130여명을 대상으로 벌여 이번 포럼에 맞춰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0% 이상이 2020년 이전에 중국 중심의 아시아 경제블록이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의제였던 녹색 성장도 이번 포럼의 화두였다. 포럼 기간 열린 70여개 세션 가운데 녹색 성장을 주제로 한 세션이 포럼 분위기를 주도했고 가장 큰 관심을 끌었다.

포럼 참석자들은 금융위기로 초래된 세계 경제를 회복,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동력을 '녹색 에너지'에서 찾아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동북아시아지역 세션은 녹색 성장이 핵심 의제였으며 정부가 강한 실천 의지를 보이는 녹색 성장 정책을 발표한 한국이 토론 분위기를 주도했다.

미국발 금융 위기를 계기로 문제점이 드러난 세계 금융 시스템의 개선과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으며 금융 위기 이후 고개를 드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나왔다.

원 총리의 '보은론'과 깜짝 행보도 화제였다. 그는 개막식 기조연설 뒤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 "중국은 도움을 준 것은 쉽게 잊지만 도움을 받은 것은 절대 잊지 않고 반드시 보은한다"며 외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그는 11일에는 다롄 STX 조선해양기지를 방문, STX그룹 강덕수 회장의 안내를 받아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중국에 진출해 고용 창출에 앞장서는 STX그룹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포럼에 한국에서는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김상협 미래비전비서관, 문정인 연세대 교수, 정 준 쏠리테크 사장, 이 근 서울대 교수, 최희철 포항공대 교수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동계대회와 달리 WEF 하계대회는 '신흥 선도 기업인(뉴챔피언)'을 대상으로 해마다 중국에서 개최되고 있다.

폐막식 때 발표했던 관행과 달리 이번에는 차기 개최지를 확정하지 않고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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