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용량 확대 따른 제품값 하락으로 소비자 구입 기회

[이투뉴스 조민영 기자] 태양광 시스템은 이제 얼리어답터(early adopter; 신제품이 출시될 때 가장 먼저 구입해 써보는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

저렴한 태양광 주택과 소형 시스템에 대한 정부 혜택 등이 나날이 일반 소비자의 눈길을 잡고 있다. 미국에서 일반인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는 태양광 트렌드에 대해 알아봤다.

◈추락하는 태양광 패널가격 "우리집 지붕에도 태양광 달아볼까?"

태양광 패널의 가격 하락에 가속도가 붙었다. 전 세계적인 생산용량 확장과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 여기에 중국산의 저가공세를 기점으로 주요 회사들이 가격을 인하하기 시작하면서 업체간 생존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소비자들로서 태양광 제품을 구입하기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빌 맥엘레니씨는 최근 자택 지붕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가계에 큰 부담이 됐지만 오히려 그는 횡재한 기분을 맛보고 있다.

8개월 전부터 태양광 구입에 관심을 보이던 그는 패널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것을 보고 최근 구매 결정을 내렸다. 한 태양광 패널 입찰에 참여해 그는 3만2000달러였던 3.8kW 시스템을 2만8000달러에 낙찰받았다. 8개월만에 무려 4000달러를 아낀 셈이다. 여기에 새롭게 개정된 연방정부의 세금공제 30%를 받아 그가 최종 지출한 금액은 1만5000달러(약 1800만원)였다.

그는 여전히 지역 전력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kWh당 15.7센트를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그의 태양광 시스템이 연간 750달러어치의 전력을 생산해 전기료 지출 부담을 확 줄였다. 앞으로 15년에서 20년까지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된다면 전기료가 인상돼도 걱정없다.

미네소타 주에서 온라인으로 태양광 패널을 판매하고 있는 제오프 스텐릭씨는 막바지 여름행사에 분주하다. 태양광 패널 1000달러 이상 구매시 운송비를 무료로 하고 있다. 그의 회사에서는 987달러였던 200W패널을 현재 689달러로 판매하고 있다. 이는 와트당 3.45달러로 1년 전 6~7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 하락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그간 태양광 패널은 재생에너지원 중에서 비싼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패널 가격이 지난해 40~60% 내려가면서 기존 인식을 불식시키고 있다고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지가 최근 보도했다. 재생에너지 싱크탱크인 프로메테우스 연구소의 래비스 브래드포드 소장은 "패널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불 가능한 태양광 주택 '현실로'

최근 텍사스 주의 한 대학에서 저렴한 태양광 주택 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라이스 대학 학생들은 외부로부터 전력공급을 받지 않아도 되는 제로하우스를 만들어 오는 10월 미국 에너지부가 주관하고 있는 솔라 데카트론에 참여할 계획이다.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이 학교 학생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가격'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로크 산체스 학생은 "이번 경쟁은 태양광 시스템이 주택에 쉽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일반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어떤 가정이라도 구매할 수 있는 지불 가능한 집을 지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스타일의 소형 아파트처럼 꾸며진 이 주택을 10만달러에 지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주택에는 신재생에너지 시스템뿐 아니라, 허리케인이 잦은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해 강한 바람에도 끄떡없는 금속을 외벽에 설치하고 뜨거운 햇빛을 막아줄 격자창도 설치했다. 실내에는 고효율 전등과 기기 등을 들여놨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경기후퇴로 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가정에 청사진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정부 인센티브 환급 빨라져…소비자 지갑 연다

태양광 시스템의 가격하락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이 일반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결정적 요소로 꼽혔다. 최근 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한 미국 가정을 대상으로 가장 빠르고 좋은 혜택을 받은 주를 선정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연구를 수행한 '골든스타 센터트라이드'는 ▲정부 인센티브가 현금으로 환급됐는가 ▲얼마나 단기간에 투자를 회수했는가 ▲언제부터 전기료를 절약했는가 등의 항목을 정하고 50개 주를 비교한 결과, 뉴저지 주가 가장 좋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저지 주정부가 거주용 태양광 이용자에게 지원금을 환급해주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6개월로 가장 빨랐다. 그 다음에 뉴욕 주와 델라웨어 주가 각각 3년과 6년이 걸렸다. 태양열 온수시스템 부문에서 텍사스 주와 플로리다 주가 1년만에 환급조치를 취했다. 

골든스타 센터트라이드의 하이대리 대표는 "5년 전까지만 해도 환급에 10~15년 걸렸다"며 "최근 정부의 인센티브가 빠르게 환급되면서 일반인들이 태양광발전 시스템에 투자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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