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원조 지속적으로 늘리는 전략적 접근 필요

[이투뉴스 음지호 기자]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와 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에너지와 자원을 아킬레스건으로 가지고 있다.

중국, 인도, 일본은 필요한 원자재를 낮은 가격에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자원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만 예외다. 경제침체로 에너지 수급 문제가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자 자원개발 열기도 시들해진 분위기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석유를 비롯해 에너지와 원자재의 가격 결정 체제 자체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수급 불균형이 빚어진다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지 모른다"고 말했다.

원자재가격이 다시 요동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에너지와 자원 가격이 치솟는 일은 없다고 하더라도 가격을 알기 힘들 정도로 등락을 거듭하는 것 자체가 국내 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원확보위해 뛰는 주변국들

중국은 2006년 이후 3년 동안 에너지 분야 인수 · 합병(M&A)으로 캐나다에 77억달러,호주에 20억달러,중남미에 22억달러 등을 투자했다. 반면 한국은 캐나다에 약 3억달러,호주에 약 2억달러를 투자한 게 전부다.

중국은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의 잠비아, 가봉, 기니 등에서 각각 구리, 철광석, 알루미늄 광산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고 있다. 베네수엘라와는 120억달러 규모의 자원 투자 협정을 맺기도 했다.

중국이 전략적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자원은 석유와 우라늄, 알루미늄, 철광석, 구리 등으로 우리나라가 투자하려는 전략업종과 대부분 일치한다.

중국이 국영기업을 앞세웠다면 일본은 해외자원 개발 투자를 주로 민간기업이 맡고 있다. 하지만 민간기업들 역시 일본 정부의 대외원조(ODA)를 바탕으로 현지에 진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수자원 개발이나 교육 의료 등 사회인프라 관련 각종 프로젝트 지원,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한 경제협력 등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일본의 주요 해외자원 프로젝트로는 2008년 12월에 있었던 미쓰이의 호주 우라늄광 지분 49% 확보를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우라늄 광산 투자 합의, 러시아 석탄광산 참여, 남아프리카공화국 백금탐사 프로젝트 지분 인수 등이 있다.

에너지 소비량이 매년 세계 10위 안에 드는 우리나라가 해외 자원 확보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식경제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35개 원유 및 가스 프로젝트와 71개 광물프로젝트에 신규로 참여해 유전 가스전에 약 40억달러,광산에 약 19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58%와 180%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의 원유 · 가스 해외 의존도는 97%인데 자주개발률(수입 물량 중 자국 기업이 개발해 확보한 자원의 비율)은 5.7%(2008년 기준)에 불과한 현실이다. 해외의존도가 95%로 높은 편인 프랑스의 자주개발률이 97%(2006년 기준)이고,이탈리아(해외의존도 86%)가 48%인 것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다.

해외자원개발 업계 관계자는 "자원민족주에 대비해 대외원조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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