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원자로 수명연장 논란] "재생에너지 산업 위축 우려"
[獨 원자로 수명연장 논란] "재생에너지 산업 위축 우려"
  • 조민영 기자
  • 승인 2009.10.12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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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대기업, 재생에너지 투자 중단 가능성 높아

[이투뉴스 조민영 기자] 재생에너지 대국 독일에서 원자력발전소 수명 연장에 대한 논쟁이 부활하고 있다. 당초 계획과 달리 원자력발전소가 계속 연장 운영될 경우 재생에너지 산업이 위축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 재생에너지 전문지 리뉴어블에너지월드 보도에 따르면 독일 재생에너지연맹(BEE)은 새롭게 선출된 정부가 원자로 수명 연장을 계획하면서 재생에너지의 성장을 방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대니얼 크러제 BEE 대변인은 "원자력 발전소의 운전 연장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늦출 것이다"며 "수많은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많은 전력을 생산하고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원자로 수명을 연장하면 전력의 공급과잉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뿐 아니라 독일의 거대 에너지 기업들의 전략적 투자도 재생에너지의 성장을 늦추는 데 한몫할 것으로 BEE는 내다봤다. BEE는 이들 기업에게 차세대 청정기술로의 투자와 즉각적인 수익을 취할 수 있는 원자력발전소 운영연장이라는 두 가지 선택이 주어진다면 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ON과 RWE 등 독일의 대형 에너지 그룹들은 태양광 발전에 투자가 미약한 편이었지만 풍력발전, 특히 해상용 풍력발전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 현재 독일 내에서 발전되는 전력의 15%가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대기업의 투자도 한몫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독일 정부가 원자로 수명을 연장하도록 허가를 내린다면 대형 에너지 기업들은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편에 설 것으로 전망됐다. 주정부 은행 WestLB는 원자로들이 예상 수명보다 8년 이상 더 운행된다면 E.ON이 벌어들일 수 있는 액수는 86억유로가 넘는다.

독일에는 현재 17개 원자력 발전소가 전국 전력망을 통해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향후 몇 년내 폐쇄될 예정이다. 제랄드 슈뢰더 전 총리가 재임했던 2002년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금지하고 모든 원자력 발전소를 2020년 초까지 폐쇄할 것을 명령한 법안이 통과됐다. 원자력 발전소들은 이 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지난 9월 29일 주르겐 그로스맨 RWE 최고경영자는 원자로 수명을 연장할 것을 요청하는 발언을 독일 공영방송 ARD에서 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발전소 시설이 안전하다고 판명된 이상 시설을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원자력은 에너지 믹스 중 하나일 뿐이다. 모든 원자로 수명을 연장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안젤라 메르켈 총리가 연임이 확실시 된 본선거 이후 이틀 뒤 나왔다.  RWE는 E.ON, EnBW, Vattenfall과 함께 독일의 대형 4개 에너지 그룹 중 하나로 꼽히며, 이 기업들은 메르켈 총리의 기독교민주연합당(CDU)과 기독교사회연합당(CSU), 연합민주당(FDP)을 후원하고 있다.  

이 정당들은 선거 기간에 원자력에너지가 균형 잡힌 에너지 믹스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르켈 총리도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기술 이동'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원전 폐쇄에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암시했다. 이에 따라 베를린에서는 원자로 수명 연장이 8년에서 10년 가량 될 것이라는 루머들이 돌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원자로 수명 연장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일부 에너지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에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독일경제연구소의 클라우디아 켐퍼트 에너지 전문가는 원자로 운영 연장에 따른 수익의 일부가 재생에너지를 포함해 에너지시설 기반 확장에 할당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원자로 수명 연장은 기금이 어디로 어떻게 할당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략부문에 할당량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BEE는 독일의 거대 에너지 생산기업들과 전력망 운전소들은 의무적으로 기반시설 확장과 유지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루제는 "그들은 이미 기반시설 의무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충분한 돈을 모았을 뿐 아니라, 그 기금을 다 쓰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의 재생에너지 산업에는 추가적인 기금이 필요하지 않으며, 국가적인 재생에너지 법안(EEG)에 대한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EEG에 따라 전력망 운전소들은 재생에너지로부터 전력을 공급하는 회사에게 발전차액을 지불하고 있다.

크루제는 정부가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원에 대한 발전차액제도를 살펴보는 대신 시장 성장에 따른 변동사항을 추가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독일 입법안자들은 재생에너지를 수입원유와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단일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업으로 보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현재까지 28만명이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고용됐으며, 2020년께 재생에너지 부문에 50만명의 근로자가 고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IW의 켐퍼트는 "재생에너지 법안에 변동사항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논쟁이 되고 있는 부문은 태양광에 대한 발전차액제도"라며 "새 정부는 시장 기반의 발전차액제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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