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김광균 기자] "충분히 자격이 있어서 선출됐으며 임명된 사장으로 환영받고 싶었다."

지난해 10월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취임 직후 맞는 국정감사에서 '낙하산 인사'와 노조 연행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이같이 대답했다.

당시 주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현대맨'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이력과 석연치 않은 사장 임명절차에 대한 의혹으로 '낙하산' 인사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취임 이후 계속되는 노조의 '낙하산' 출근 저지 시위에 '환영'받지 못한 데 따른 한풀이를 하듯 공권력을 투입해 노조 간부들을 연행하고 노조원들을 강제 해산시켰다.

아쉽게도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주 사장은 여전히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7일 국회에 출석한 주 사장은 의원들로부터 방만경영으로 인한 혹독한 꾸중을 들어야 했고 그를 질타하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그 중에서도 이종혁 한나라당 의원이 "웬만하면 '잘하라'고 좋게 이야기하려 했는데 이런 식으로 경영을 해놓고 답변도 성의 없이 하는 것을 보니 좋게 봐줄 수가 없다"며 "나사가 풀린 것 같다.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하라"고 질타를 가한 부분이 압권이었다.

거듭된 연타로 그로기 상태가 된 듯한 주 사장은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전반적인 사항을 검토하고 개선할 점은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감에서 드러났듯이 가스공사의 앞날은 순탄치 않다.

5조원에 달하는 미수금 누적 등으로 지난해말 부채비율이 438%로 급증한 상황에서 향후 해외자원개발, 국내 천연가스 공급 기반시설 구축 등에 소요될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아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배관 이설 비용 257억원 이상을 정부가 부담하지 않고 가스공사에 떠넘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이 비용들이 고스란히 가스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CEO는 경력이 아니라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 물론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다는 게 쉽진 않으나 외부에서 영입된 CEO는 빠른 시간 안에 조직을 파악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것이 '자격'이라 할 수 있다. 

'환영'받기 위해서는 '자격'을 갖춰야 한다. 그가 진정 '환영'받을 수 있는 CEO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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