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 1.1배 조림사업 허가권 따낸 최광열 인도코 대표
현지법 통달 않고는 해외사업 '백전백패' 충고

[이투뉴스 이상복 기자] "현장탐사는 그야말로 목숨을 건 일입니다. 원주민은 물론 흉기를 든 강도와 맞닥뜨리기는 일이 잦습니다. 말라리아 모기, 야생곰, 뱀 등은 흔하고 원숭이떼와 마주쳐 줄행랑을 친 적도 있습니다.그럴 때마다 현지서 생산된 우드펠릿이 한국땅으로 보내질 날만 떠올렸습니다."

구릿빛으로 얼굴을 그을린 최광열 피티 바라 인도코(PT. Bara Indoco, 이하 인도코) 대표의 눈빛은 형형했다. 국내 업무를 위해 귀국해 사흘간 서울에 머무는 동안 연락이 닿아 만난 자리에서다. 서울 면적의 1.1배나 되는 인도네시아 땅에 조림사업 허가를 받았다며 전갈을 보내온 지 일주일이 지난 1일의 일이다.

▲ 최광열 피티 바라 인도코 대표.

역대 최대 해외 바이오매스 개발 프로젝트가 9부 능선을 넘어 고지 점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순수 국내자본으로 추진된 인도코의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마무주군 산림개발 사업이 최근 현지 정부로부터 예비허가권을 따냈다. <본지  9월 16일자 보도 참조> 

이 사업은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연말께 최종 사업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예비허가를 받은 인도네시아 조림사업 대부분이 어렵지 않게 최종허가를 취득한다. 때문에 인도코 측은 사업승인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본 사업 착수를 준비중이다. 허가기간은 1차년도 60년과 연장 35년을 포함, 최대 95년까지 가능하다.

인도코는 6만8015ha(6억8015만m²) 면적에 대한 사용권이 떨어지는 즉시 이 부지를 조림해 목질계 바이오매스 생산기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목재펠릿 생산 및 가공설비를 갖춰 현지서 직접 바이오매스를 생산하고 이를 한국을 비롯한 미국, 유럽 등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후보지는 모두 2개 지역으로, 제1지역은 강이 관통해 수로를 이용한 목재운송이 가능하며 제2지역은 해안으로부터 불과 5km 떨어진 곳이라 해상운송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열대지방인 인도네시아는 세계 열대산림의 10%를 보유한 나라로, 대규모 조림사업이 가능한 지역이 많은데다 국토의 73%가 산림이다.

앞서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3월 열린 양국간 정상회담에서 산림지 20만ha 제공, 목재펠릿 산업육성을 위한 투자, 산림바이오매스 산업 육성 등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인도코의 이번 사업도 한국 산림청,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현지 지방정부의 추천을 통해 추진됐다.

이 과정에 대기업 현지 지사장 출신의 최 대표는 100명이 넘는 각 부처, 지방 공무원들과 1대 1로 만나 직접 사업개요를 설명하고, 13개부처 50여명의 중앙관리가 참석한 설명회까지 열어 통상 3년이 걸리는 심의기간을 6개월로 단축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사업허가 역사상 최단 기록이다.  

최 대표는 "해외투자는 현지 문화와 정서, 현행법을 통달하지 않고는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다"며 "소위 브로커나 사기꾼들이 실패하는 이유도 모두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또 인도코는 현지 전문 법률인력을 영입하고 로펌을 통해 2~3중의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부연했다.

이날 최 대표는 우드펠릿 사업화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내비쳤다. 동남아시아 및 미국의 펠릿 수요증가와 생산 불균형이 맞물려 머지않아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때 바이오매스사업의 성패는 안정적인 목재수급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최 대표는 "우선 1단계 사업을 통해 목재생산과 가공, 우드펠릿 생산에 이르는 전 밸류체인을 확보한 뒤 향후 전력이 부족한 지역 인근에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건설해 수요처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펠릿이 생산되는 대로 자원이 부족한 한국에 우선 공급한다는 게 인도코의 원칙이자 철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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