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재조명 '자원협력과 문화' ②] 연탄공장 건립이 산림황폐화 근본 대책

[이투뉴스 조찬제 편집위원] 북한 여성과 결혼관에 대해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서해갑문의 해설자 P양은 2007년 당시 24살이었다. 지금은 남포시에 살고 있다고 한다. 직장을 오가며 서로 낯이 익은 남자가 있었는데 어느 날 프로포즈를 건네와 사귀고 있고, 나이 차이가 8살이 난다고 했다.

 

▲ 조찬제 편집위원
"부모가 결혼을 권하는 남자는 두 살이 더 많아 어느 쪽을 결혼 상대자로 선택해야 좋을지 고민이 되니 경험이 많은 '남쪽분'들이 조언을 해달라"고 했다. 북측 여성의 결혼 적령기는 24~26살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경제력 있는 남자가 좋다", "연령 차이가 적게 나는 게 좋다" 등의 훈수가 나왔다.

필자는 "그런 조건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진정으로 사랑하며 감정이 통하는 사람이다. 사람의 됨됨이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북한은 결혼대상도 당에서 골라 준다고 생각했는데, 부모가 추천한 신랑감도 고민할 정도라면 남한처럼 연애결혼이 일반화된 듯싶다.

 

 

▲ 북한 조선동방즉효성약물센터가 제조했다는 '네오비아그라-y.r'. 한때 성기능개선 약제로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남한 반입이 금지돼 있다.
최근 '북한산 비아그라'를 찾는 사람이 갑자기 많아졌다. 개성, 금강산 관광지에서 판매하던 것을 우리 세관에서 일체 반입금지를 시킨 데다 평양 방문이 중단된 이후 그 희소가치가 더 높아졌다. 필자의 사업파트너들은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많은데 만날 때마다 북한산 비아그라를 요청한다.

그렇다고 물건값을 주는 것도 아니고, 사다 주고 돈을 받기도 뭐하다. 여러분들이 원하면 이것도 꽤 부담이 된다. 이 비아그라 때문에 평양에 가면 반드시 방문하는 필수 코스 가운데 하나가 금강산 판매소다. 각종 기념품을 팔지만 가장 인기품목이 바로 '네오비아그라'다.

여러 사람에게 부탁 받은 몫을 다 사면 그 분량이 꽤 되는데 단골손님이 되니 판매소 접대원도 알아보고 여유 있게 많은 분량을 내놓는다. 처음 평양을 방문하는 짓궂은 분은 접대원에게 "그 약이 어디에 좋으냐"고 묻기도 한다.

남한 같으면 성희롱으로 처벌받을 듯한데 접대원 침착하게 "사랑을 나눌 때 사용하는 좋은 약입니다"라고 답한다. "효과가 어떠냐"고 물어도 "사서 후회하시지 않을 겁니다"며 품위 있게 응대한다. 한번은 북한산 물품 때문에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비행기를 놓칠 뻔한 적도 있다.

캔에 든 홍삼이 은박지로 포장돼 내용물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관직원은 혹시 마약이라도 든 게 아니가싶어 가방을 통째로 열어 젖혔다. 필자는 사실 홍삼보다 북한산 네오비아그라가 신경이 쓰였다. 세관직원도 이 정체불명의 비아그라를 보고 흥미를 느꼈는지 세밀하게 관찰한 뒤 별도 검사를 해야 한다며 캡슐 하나를 빼 가져갔다.

혹시 마약 성분이라도 포함돼 있는 게 아닌가싶어 몹시 신경 쓰였다. 영문도 모르고 마약소지자로 체포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돼 홍삼캔 뚜껑을 여는 것에 전념할 수가 없었다. 이 상황에 도구도 주지 않고 막무가내로 뚜껑을 따라니 여간 난처한 게 아니었다. 결국 그들은 가위를 주면서 홍삼캔을 오픈하라고 했다.

간신히 뜯어내 내용물을 확인하니 찐 홍삼이었다. 비아그라만 아니라면 실컷 역정이라도 냈겠지만 그것을 너무 많이 산 죄(?)와 혹시 통관금지 약물이 들어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제발 저린 도둑'처럼 허겁지겁 비행기로 줄행랑을 친 적이 있다.

나이가 들면 비아그라에 대한 선호도 역시 상승하는가 보다. 한번은 모 사장님에게 그것을 선물로 주었는데 선뜻 받기도 민망해 같이 있던 이사들에게 골고루 나눠줬다고 한다. 문제는 그 사장님이 뒤늦게 약의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그는 이사들에게 사용여부를 묻고 준 것을 되돌려 달라고 했다고 한다.

약을 돌려준 한 이사는 "준 것을 다시 달라고 하는 게 어디 있느냐"면서 "그게 그렇게 좋으냐"고 필자에게 물어왔다. 나는 "아직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하긴 이 약을 건네받은 이들에게 약효를 물으면 열이면 열 "지인에게 선물로 나눠줬는데 다들 좋다더라. 나는 아직 사용해보지 못했다"라고 답한다.

몇년 전 금강산과 개성에서 나무심기 행사를 했다. 금강산 슬기너머 고개의 나무심기 행사는 필자가 직접 금강산 국제관광총회사와 협의해 진행했는데 그들은 이 행사를 못마땅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사람을 동원해 생색내는 행사를 무척 싫어하는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북측은 "구멍탄(연탄)만 열심히 가져다주면 된다. 나무 심을 돈으로 구멍탄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산에 있는 나무를 베지 않고 그대로 두면 자연적으로 산림이 우거지는데 왜 쓸데없이 나무 심는 데 돈을 낭비하느냐"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필자는 "자연적으로 나무가 자라게 내버려 두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무질서하게 자라며 우리가 심고 있는 나무는 밤, 잣나무 등 유실수 위주"라면서 "그 나무가 자라 과실을 수확하게 될 때는 남과 북도 통일이 될 것이고, 후세들이 다정하게 수확한 과실을 나누어 먹게 되면 얼마나 좋겠냐"고 응수했다.

하지만 그들 입장에선 당장 사용할 땔감이 없는데 한유롭게 나무를 심는다고 하니 한심했던 모양이다. 북한의 산림녹화와 홍수예방을 위해선 연료를 충분히 지원해 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북녘 민둥산을 울창한 산림으로 만들기 위해선 현지에 연탄공장을 건립해 우리가 60~70년대 이룩했던 산림녹화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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