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전기사업법 개정으로 우리나라에 마이크로 한전이라는 구역전기사업이 출범하게 된지도

어느덧 2년이 지났다.

 

구역전기사업은 2004년 대구도시가스가 최초로 대구죽곡지구에 구역전기사업을 포함한 집단에너지사업

즉, 구역형 집단에너지사업(이하 "CES사업"이라 한다)허가를 취득한 이래 전국의 신규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많은 사업자가 나타났으며, 점차 신규택지개발이 활발해져 감에 따라 CES사업자는 더욱 더 많이 출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CES사업은 기존의 집단에너지사업이 열만을 공급하는 방식과 다르게 당해공급구역에 열과 전기를 모두

공급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기존의 집단에너지사업과는 다르게 전기를 수용가에 직접 판매함으로써 사업의 경제성을 확보하기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이 사업에 진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주목해 볼 만한 대목이 있다.

 

초기 CES사업은 택지개발지구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도시가스사를 중심으로 추진되어 왔다. 물론, 지금도 그러한 현상은 마찬가지지만 달라지고 있는 점은 초기에는 도시가스사가 단독으로 사업허가 신청을 하거나 사업허가를 취득하면서 기존의 집단에너지사업자와 경쟁체제를 이루어갔으나, 점차 도시가스사 간의 협력체제로 공동 사업허가 추진을 통해 기존의 집단에너지사업자와 경쟁하고, 지금은 도시가스사끼리 뿐만 아니라 기존의 집단에너지사업자와도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협력체제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까운 예로, 대림산업, 가스기공, 포스코 건설 등과 협력하고 있는 한진도시가스, 한국지역난방공사, GS파워 등과 협력하고 있는 삼천리도시가스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물론, 여기에는 지금은 사업추진체에서 빠지기로 한 대성그룹(회장 김영훈)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할 수 있다. 대성그룹은 광주시, 한국지역난방공사 등과 공동으로 광주수완지구의 CES사업을 추진하다가 최종적으로 사업을 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이 사례가 있기 전에는 어느 도시가스사도 기존의 집단에너지사업자와 협력체제를 구축하지 못하였다. 그런 점에서 비록 대성그룹이 사업을 하지는 않지만 동 업계에 획기적인 선례를 남긴 것만은 분명하며, 도시가스사들에게 새로운 상생의 방향을 제시한 점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이후로 도시가스사들의 협력체제 구축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졌고, 어쩌면 이것은 당연한 흐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언제까지 동종의 사업을 두고 사업자간 경쟁만을 고집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경쟁도 내 땅지키기 식의 소모적인 경쟁이 아니라 상호 발전을 위한 생산적인 경쟁이어야 한다. 이제 점차 개발되는 신규택지의 규모도 대형화되어가고, 그에 맞추어 CES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해지고 있다.

 

결국,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점차 부담스러워질 수 밖에 없고, 사업에 대한 위험요인 또한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이런 현실에서 소모적인 경쟁을 고집하는 것은 어쩌면 에너지사업의 특성상 독점사업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약"을 "독"으로 바꿔버리는 우매함을 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서로가 살아야 한다. 아직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사업이기에 어렵고 험한 길을 함께 헤쳐갈 전략적인 파트너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가는 몇몇 CES사업자의 선전을 기대하며, 우리나라의 CES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되어 그 역할을 충실히 해주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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