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빙하 녹자 '인공빙하'로 버텨
히말라야 빙하 녹자 '인공빙하'로 버텨
  • 조민영 기자
  • 승인 2009.10.26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도서 농사 위해 '빙하호수' 조성
새로운 기후환경 적응 사례로 꼽혀
[이투뉴스 조민영 기자] 지구온난화로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산 아래 평원에 사는 농민의 삶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인도 북부 히말라야 접경 지역에서 농민들은 히말라야의 빙하와 눈이 녹아 흐른 물에 삶을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빙하가 빠르게 녹아흘러 정작 농사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에 물이 부족하게 됐다. 기상 이변으로 폭우가 내려 표토가 씻겨 내려가면서 일부 땅이 황폐화되기도 했다.

라닥 주민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가운데 인도의 전직 토목 기술자가 '인공빙하'를 만들어 주목을 받고 있다.

추왕 노르펠(74)씨는 히말라야 산맥에서 흐른 물과 지역의 풍부한 돌을 이용해 인공빙하 호수를 선보였다. 간단하지만 실용적인 그의 아이디어는 최근 크리스천사이언스지와 타임지 등을 통해 기후변화에 맞서 새로운 기후환경에 적응한 사례로 소개됐다.

인공빙하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돌을 이용해 연못과 빙하수가 흐르는 물길을 만들고 가을과 겨울 동안 녹아 내려오는 빙하수를 연못에 저장하는 것. 날이 추워지면 연못이 꽁꽁 얼어 있다가 농사를 시작하는 이른 봄에 얼음이 녹으면 농사에 사용하면 된다. 노르펠씨가 만든 빙하 연못은 현재까지 10개다.

그는 "당분간 인공빙하 말고는 물 부족을 해결할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인공빙하도 실제 빙하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수자원 공급을 위한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르펠씨는 "산 위의 빙하가 모두 사라진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빙하수, 인근 지역까지 소문 퍼져

인공빙하가 봄에 찾아올 가뭄을 견딜 수 있도록 농부를 구해줬다는 소문이 인근 지역까지 퍼지고 있다. 빙하수가 제때 녹아 내려오지 않아 농사 시기를 놓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농부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농사 시기도 많이 늦춰졌다.

천연빙하들이 일찍 녹아 내리기에 너무 높은 곳에만 얼어 있고 협곡들도 더 이상 눈으로 덮혀 있지 않다. 라닥 지역 농부 80% 이상이 히말라야의 눈과 빙하수에 개간을 의존하고 있으며, 다른 인근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타쉬 톤덥 농부는 "히말라야 협곡은 눈으로 가득 덮혀 있었는데 지금 모습은 완전 딴판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6월 21일 이후에 씨를 뿌리면 절대 자라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며 "그러나 올해 빙하수가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6월 28일이 돼서야 씨를 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르펠씨가 고안한 인공빙하는 4월에서 5월 사이 녹아 라닥 주민들의 농사에 필요한 물을 제때 공급하게 됐고, 농부들도 정상적인 농업활동을 재개했다. 이 소문을 듣고,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인근 마을에서도 노르펠씨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환경단체로부터 관심을 얻기 시작해 최근 9월 기후변화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기도 했다.

한편 라닥 지역에서 비정부기구를 운영하고 이 컨퍼런스를 개최한 파드마 타쉬씨는 "라닥이 기후변화로 인한 첫번째 희생자라고 생각한다"며 "라닥 주민들은 기후 정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쉬씨에게 '기후 정의'란 선진국으로부터 경제적인 원조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금은 노펠씨의 빙하와 같은 주민들의 환경 적응에 사용돼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물 수요보다 공급량 제한에 초점 둬야

히말라야 인근 지역의 물 부족은 지구온난화 때문만은 아니다. 타쉬씨는 지역 주민들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관광객의 물 사용 습관에 있다고 지적했다. 

라닥 지역은 2001년 1만8000명부터 지난해 7만4000명까지 급속히 증가한 수의 관광객을 받아들였다. 관광객들은 평소 물을 낭비하는 습관을 그대로 가져와 천연 빙하수를 마르게 하는 데 일조했다. 라닥 주민들도 물 사용을 제한하기보다 우물을 파고 물을 퍼다 쓰기에 급급했다.

지역 정부는 주민들이 우물을 파는 것에 대한 제재도 내리지 않았다. 정부는 여름철 물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하루 70만갤런에서 160만갤런으로 공급량을 늘리기도 했다.

타쉬씨는 노르펠의 인공빙하와 같은 전통적인 방법을 이용해 지속가능한 수자원 공급 방안을 생각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물소비 행태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10~15년 내 히말라야의 빙하수도 물도 없어진다면 다른 인근마을 주민들과 라닥 주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27길 36 809-2호(구로동, 이스페이스)
  • 대표전화 : 02-877-4114
  • 팩스 : 02-2038-374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욱
  • 편집국장 : 채덕종
  • 편집인 : 이재욱
  • 제호 :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
  • 법인명 : (주)에너지환경일보
  • 등록번호 : 서울 다 07637 / 서울 아 00215
  • 등록일 : 2006-06-14
  • 발행일 : 2006-06-14
  • 발행인 : 이재욱
  •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2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