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ㆍ나이지리아ㆍ앙골라ㆍ적도기니를 잡아라

 글 싣는 순서

1 리비아ㆍ나이지리아ㆍ앙골라ㆍ적도기니를 잡아라
2 오일머니 ‘블랙홀’ 아프리카

지난 3월 노무현 대통령이 이집트, 알제리, 나이지리아 3개국을 순방했다.

 

미국과 일본 등 주변 강대국과 다룰 현안을 미루고 대통령이 직접 아프리카에 대한 적극적인 자원외교에 나선 것이다. 이에 힘입어 심해유전 2곳에 대한 탐사권과 발전소 프로젝트를 연계시켜 수주하는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대통령 순방의 후속조치로 7월 ‘아프리카 자원협력 민관 사절단’이 아프리카 5개국(남아공, 앙골라, 나이지리아, 상투페프린시페, 적도기니)을 방문했다. 역시 자원외교의 무대를 북부 아프리카로부터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희망봉까지 확대시키겠다는 우리 정부의 대(對) 아프리카 전략의 일환이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한명숙 총리도 아랍에미리트(UAE)와 리비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동 아프리카 및 중앙아시아 4개국을 순방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도와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2006년 중반 기준 중국의 아프리카 직접투자 규모는 11억8000만달러에 달한다. 이른바 친디아(Chindia. 중국과 인도 영문 합성어)가 아프리카 경제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은행은 최근 “아시아의 대(對) 아프리카 무역 및 투자 증가가 아프리카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이 최근 발표한 ‘아프리카 실크로드’ 보고서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가나, 세네갈 등 아프리카 4개국에 진출한 중국과 인도 기업만 450개에 달한다.


아프리카도 아시아 국가와 접촉을 늘리고 있다. 이 같은 결과로 아프리카의 대 아시아 수출은 5년 새 세배로 급증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대 아시아 수출 비중은 27%에 달한다. EU(32%), 미국(29%)에 이어 3대 교역국으로 떠오른 것이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지리적으로 아프리카와 가까운 미국과 EU는 이미 오래전부터 아프리카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2005년 미국은 연간 총 원유수입량의 17%를 서아프리카 지역으로부터 도입하고 있어 이미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의 수입액을 넘어섰으며 향후 25%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석유 확인매장량 1143억배럴, 가스 확인매장량 14조m³
세계 각국이 아프리카로 몰리는 이유는 중동과 중남미지역에 의존하던 에너지수입을 다변화하겠다는 의도 때문이다. 이는 빈곤한 아프리카 여러 국가가 해외자본을 유치해 자국의 경제발전을 꾀하겠다는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져 더욱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확인매장량의 약 9.5%에 달하는 1143억배럴의 석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동(61.9%) 및 유라시아(11.7%) 지역에 비해 작은 규모이지만 아프리카는 향후 석유의 추가 발굴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지난 5년간 신규 확인매장량의 1/3이 아프리카에서 발견되어 중동과 중남미지역을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 공급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 가운데 약 391억배럴의 석유를 보유하여 역내 1위 매장량을 기록하고 있는 리비아를 비롯하여 나이지리아(353억배럴), 알제리(118억배럴), 앙골라(88억배럴) 등이 대표적인 아프리카 산유국이다.

 

특히 북부중앙아프리카에 위치한 리비아는 아프리카 최대의 자원 부국이자 유럽-중동-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아프리카의 전략적 요충지로 석유ㆍ가스 개발, 플랜트 수주 등 교역확대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리비아의 원유 매장량은 전 세계에서 9위이고 아프리카에서는 1위다. 가스 매장량도 46조㎥로 전 세계 22위이며 아프리카에서는 4위다.


천연가스는 전 세계 확인매장량의 약 8%에 달하는 14조m³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약 88년간 현재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2004년 10월 아프리카 최대 천연가스 부국인 나이지리아 정부는 가까운 미래에 자국의 천연가스 매장량이 현재의 약 4배에 달하는 20조m³에 달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경우 나이지리아는 러시아, 이란, 카타르에 이어 세계 4위의 천연가스 대국에 올라서는 것이다.

 

◆떠오르는 서아프리카 3국…日 석유생산량 500만배럴 육박
아프리카에서도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기존 중앙아프리카 국가들을 제치고 신흥 에너지 부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엔 중국 등 아시아 국영석유회사가 서아프리카 국가의 기반시설을 지원하는 대신 석유개발기회를 획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서아프리카 지역의 하루 석유생산량은 1995년 320만배럴에서 2005년 484만배럴로 10년 새 무려 51% 증가했다.


특히 나이지리아는 1958년 최초 석유를 생산하기 시작한 이래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일산량이 몇 만배럴에 불과했지만 1970년 100만배럴을 돌파했고 20년 뒤인 1980년 초에 현재 생산 규모인 230만배럴까지 생산규모가 급증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2004년 발표한 국가발전전략인 NEED(National Economic Empowerment and Development)를 통해 2007년까지 하루 원유생산량을 400만배럴로 증가시킬 방침이다.


나이지리아는 최근 해상유전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05년 나이지리아 최초의 심해 해상유전인  본가(Bonga) 유전에서 상업생산이 이뤄지면서 본격적인 심해유전 개발시대에 진입했다. 에너지 예측 전문기관인 우드 멕켄지(Wood Mackenzie)는 향후 10년 이내에 심해유전이 전체 원유 생산의 1/3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앙골라도 활발한 신규유전 발굴에 따른 생산량 급증으로 나이지리아와 함께 향후 10년간 아프리카 석유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2005년 앙골라는 하루 124만배럴의 생산량을 기록했으며 2008년까지 산유량을 200만배럴 수준으로 증가시킬 계획이다.


심해유전 개발도 급속히 진행하고 있다. 석유메이저인 토탈(Total)이 발굴, 운영하여 2001년부터 생산에 들어간 기라솔 필드(Girasol field)는 앙골라 최초의 메이저급 심해유전이다. 이 외에도 최고 450억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굵직한 심해유전을 개발 중이어서 앙골라는 세계 석유산업계에 자타 공인의 큰 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적도기니는 2.8만km²의 국토면적과 인구 50만명의 서아프리카의 소국으로 커피와 코코아 농사에 의존하던 빈국이었으나 1995년 미국 모빌사(社)가 바이오코(Bioko) 섬 인근에서 유전을 발굴하면서 산유국의 대열에 오르게 됐다.

 

최근엔 기니만 일대의 해상 유전 개발이 속속 성과를 거두면서 산유량이 급증하고 있다. 2001년 미국 석유회사인 트라이톤(Triton)이 세이바(Ceiba) 유전의 상업생산을 개시하면서 2005년 현재 일산량 35.5만배럴을 기록하여 가봉, 콩고, 차드 등을 제치고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나이지리아, 앙골라에 이어 3위의 산유국으로 부상했다.


급성장하는 석유산업을 바탕으로 적도기니는 2001년 무려 65.6%라는 기록적 경제성장을 기록했으며 그 후에도 고도 성장세를 지속하여 2004년엔 32.8%의 경제성장을 시현한 바 있다. 지난 2월 중국 국영석유회사(CNOOC)가 적도기기 석유공사(GEPetrol)와 생산물분배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상토메프린시페는 2001년 나이지리아와 공동으로 인근 기니만 일대 해상유전 공동개발구역을 개발키로 합의함으로써 아프리카의 신흥 석유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공공개발구역에는 약 110억배럴의 원유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하루 평균 300만배럴을 향후 2~3년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퇴조하는 중앙아프리카 3국…유전 고갈로 산유량 감소
반면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전통적인 석유강국이었던 가봉, 카메룬, 콩고는 내륙 유전의 고갈과 심해유전의 발굴 성공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판명나면서 지속적인 산유량 감소를 겪고 있다.

 

가봉의 원유 일산량은 2001년 30.1만배럴에서 2005년 23.4만배럴로 감소했다. 가봉 유전개발을 주도해왔던 토탈 가봉(Total Gabon)은 고유가에도 2005년 가봉 유전에 대한 투자액을 전년대비 11.6% 줄임에 따라 가봉의 경제성장률은 2005년 아프리카 전체 평균 경제성장률 5.3%에 훨씬 못 미치는 2.9%의 경제성장에 머물렀다.


카메룬의 하루 원유생산량은 1998년 11.8만배럴를 기록한 이래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05년 5.8만배럴에 머물렀다. 2003년 카메룬 정부는 퇴보하는 자국의 석유산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관련 투자법령을 개정하기도 했다.


콩고 또한 신규 유전 발굴이 늦어지면서 2000년 28만배럴이던 일산량이 2005년 25.3만배럴로 감소했다. 그나마 지난 3월 콩고 최대 석유개발투자회사인 토탈(Total)사가 신규 유전을 발굴했다고 발표해 최근 시선을 끌고 있다.

 

<아프리카 석유 보유 현황>

(단위: 십억배럴)

 구분

1984년 

1994년 

2004년 

2005년(매장량) 

 리비아

21.4 

22.8 

39.1 

39.1 

 나이지리아

16.7 

21.0 

35.3 

35.9 

 앙골라

2.1 

3.0 

8.8 

9.0 

 적도기니

0.3 

1.3 

1.8 

 기타 국가

17.5

17.9 

27.8 

28.5 

 합계

57.8 

65.0 

112.2 

114.3 

 

<아프리카 가스 보유 현황>

(단위: 조m3)

 구분

1985년 

1995년 

2004년 

2005년(매장량) 

 나이지리아

1.34 

3.47 

5.23 

5.23 

 알제리

3.35 

3.69 

4.55 

4.58 

 이집트

0.26 

0.65 

1.87 

1.89 

 리비아

0.63 

1.31 

1.49 

1.49 

 기타 국가

0.59 

0.81 

1.17 

1.20 

 합계

6.16 

9.93 

14.30 

14.39 


(자료=삼성경제연구소ㆍ수은해외경제ㆍ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ㆍ외교통상부ㆍ미국석유협회ㆍOPEC 연간통계보고서ㆍ세계은행ㆍWood Mackenzie보고서 등 참조)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