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S 의무량 설정 '줄다리기'
RPS 의무량 설정 '줄다리기'
  • 이상복 기자
  • 승인 2009.11.0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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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공기업, 물밑 조율 한창… 한수원 "실현 불가능"

[이투뉴스 이상복 기자] RPS 도입을 골자로 하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촉진법'의 국회 통과가 임박한 가운데 보급 목표량 및 의무대상자 재조정에 관한 당사자간 물밑 조율이 한창이다.

특히 일부 공기업이 공급의무을 면제해 주거나 대폭 삭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수용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정부와 발전공기업 등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애초 목표인 '2012년 3% 달성, 전 발전사 참여'에서 한발 물러나 첫 해 의무부과량을 1%포인트 낮춰 2%로 조정했다.

또 재생에너지 범주에 포함된 대수력(大水力)을 보유했다는 이유로 수자원공사를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정부는 2000MW 이상 민간발전사도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기존 계획의 수위를 높여 설비용량이 500MW 이상인 모든 발전사업자에게 재생에너지 공급의무를 부과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한전 산하 6개 발전사를 비롯 지역난방공사, 포스크파워, GS EPS, K파워, GS파워, 메이야율촌 등의 민간사업자가 대상에 추가된다.

지경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행령은 법 통과 이후 논의될 내용"이라면서도 "원만한 제도 정착을 위해 첫해 목표는 낮게, 이후 목표는 높게 잡고 민간사업자도 (대상에) 들어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조정안에도 불구, 각 사별 사정에 따라 적정 목표와 기준에 대한 입장차가 갈리고 있다.

일례로 국내 발전량의 40% 가량을 공급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우 "우리로선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정부 원전 확대정책에 따라 갈수록 전력 생산량이 늘어날 전망이지만 그에 상응한 신재생에너지원 확보는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공급 의무량 비율도 후반부에 높아지는 구도다.

직접 공급설비를 확충하는 대신 민간의 외부 실적(REC)을 사들일 수도 있으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일어나지 않는 RPS체제 아래 이만한 공급물량이 확보될 것이란 보장도 없다.

계획된 조력발전소, 풍력사업 등을 총동원한다해도 2012년 목표에 미달돼 약 1000억원의 부과금을 물어야 할 상황이란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이용률은 90%를 넘지만 재생에너지 설비는 이용률이 15%대에 그쳐 1000MW 원전 1기를 증설하면 3%인 30MW가 아니라 4~5배인 120MW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계획된 원전 건설 비용에 RPS공급 의무까지 떠안는다는 건 너무 과중한 부담"이라며 "원자력 확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의무를 면제해주거나 달성 가능한 목표로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입장이 난처하기는 정부 측도 마찬가지. 한수원의 주장이 일리가 있지만 이를 수용할 경우 자칫 나머지 민·관 발전사들과 형평성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한수원의 요구가 고려될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 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한수원 몫이 나머지 공기업들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문제가 남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RPS 법안의 뼈대를 만든 이창호 전기연구원 박사도 의무량 감면 요구에 부정적 견해다.

이 박사는 "한수원이 빠지면 나머지 대상자가 의무량이 배가된다"며 "의무대상자를 정할 때 발전사를 택한 이유는 시행의 편의성이 고려된 것이지 에너지원별 특성을 고려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RPS시행이 2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발전사들은 대용량 재생에너지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서부발전은 520MW급 가로림 조력발전소와 300MW급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부발전은 2012년 목표달성은 어렵겠지만 2014년 3%을 달성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다만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법적개념을 재정립하면서 IGCC를 재생에너지 범주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나중에 재생에너지 개념이 달라진다고 해서 처음부터 정부와 협의된 IGCC를 배제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향후 육상풍력 개발에 역량을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중부발전은 당진군 현대제철에 현대그린파워사를 설립, 400MW 규모의 부생가스발전을 계획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광주·나주혁신도시, 세종시 등에 건립될 RDF(폐기물고형연료) 발전소와 지역연계형 바이오매스 발전시설로 목표량을 충당한다는 구상이다.

한난 관계자는 "RPS가 막대한 예산투입을 필요로 해 당장 의무대상 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미래의 블루오션인 만큼 자체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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