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보다 경영, 경영보다 사회공헌이 필요"
"사업보다 경영, 경영보다 사회공헌이 필요"
  • 이상복 기자
  • 승인 2009.11.09 10:20
  •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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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하대봉 에너지라인 대표 / 대리점 평사원에서 종합에너지사 경영자로

 

▲ 하대봉 에너지라인 대표이사.

[이투뉴스 이상복 기자] 86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88올림픽까지 앞둔 1986년 서울은 다소 들떠 있었다. 당시 하대봉 에너지라인 대표이사<사진>는 LG정유 대리점인 세진석유의 평사원이었다. 통영에서 태어나 상고와 지역대학을 졸업한 직후 상경한 길이었다.

물론 혈기왕성한 청년에게 '유업(油業)'은 그리 매력적인 직업이 아니었다. 하지만 '일이란 직접 겪어봐야 알수 있고 배울 수 있는 것'이라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하루 18시간씩 닥치는 대로 일만 했다. 간단한 금전출납부터 대형 탱크로리 운전까지 가리지 않았다.

무던하리만큼의 성실함은 곧 경영자의 눈에 들었다. 입사 1년만에 주유소장 직함이 달렸다. 그러나 나이 어린 소장에게 호락호락한 일감이 떨어질 리 없었다. 나이 지긋한 주유소장들이 차지하고 남은 변두리 외곽 영업소가 그의 몫이었다.

주유소 경영의 관건은 뭐니뭐니해도 주유소 위치다. 일단 통행량이 많아야 하고 지리적으로도 목지점이어야 한다. 그런데 당시 올림픽선수촌이 들어서던 송파구 영업소는 하루 판매량이 많아야 50드럼에 그쳤다.

그는 주유소 대신 먼지 날리는 근처 도로 공사장을 발로 뛰었다. 중장비 영업을 위해서다. 수개월만에 매출이 종전의 3배 이상인 일일 160드럼 수준이 됐다.

88올림픽의 승전보처럼 그의 활약이 회자될 즈음, 이번엔 한 재개발 지역으로 발령이 났다. 해당 영업소는 언덕이 심해 왕래하는 차량이 드물었던 데다 폭력조직이 일대를 주름잡고 있어 영업환경도 녹록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의 수완은 빛을 발했다. 

'모든 고객은 소중하다'는 원칙을 세우고 거래처의 신분이나 조건을 따지지 않았다. 폭력조직과 연계된 재개발 회사의 매출이 제때 회수되지 않았지만 외상공급을 유지했다. 이런 신의에 감동한 거래처는 형편이 나아지자 모든 유류거래를 그에게 몰아줬다. 하루 45드럼에 불과하던 매출이 220드럼으로 4배나 늘었다.

가는 곳마다 보잘 것 없는 영업소를 1등 주유소로 만드는 그의 능력은 어느새 그를 유류업계의 인사로 만들었다. 이후 대리점 본사로 복귀한 그는 무려 21곳의 영업소를 직접 관리하는 간부가 됐고 천부적 사업기질로 휴일마다 새로운 영업소를 개발하는 중책을 맡았다.

이어 외환위기 체제였던 1999년, 모두가 움츠리고 있던 이 때야말로 주유소사업 기회라며 퇴직금과 탱크로리 트럭 한 대로 개인사업장을 차렸다. 주유소부터 LPG충전소, 자동차정비, 편의점에 이르는 관련 사업을 연계한 종합에너지 회사 '에너지라인'의 모태가 이때 탄생한 셈이다.

유업은 유류수송-도매-영업이라는 3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게 경험에서 체득한 그의 소신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개인적 성공도 모든 것을 채워주지는 않았다. 중·고교 시절부터 소외계층을 찾아 봉사 활동을 이어온 그는 "사업보다 경영을, 경영보다 사회공헌을 실천해야 한다"는 신념을 지키려 애썼다.

틈틈이 지역 장애인 시설과 노인복지 시설 등을 찾아 다양한 사회 봉사활동에 헌신했다. 아울러 그간의 인생수업을 정리하는 차원에 뒤늦게 국제무역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2007년에는 그간의 경험을 녹여낸 '후방지원 활동 품질 특성이 서비스 활동성과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장 영업장에 대한 본사 차원의 지원이 성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분석한 이 논문은 "서비스는 금전적 보상보다 인간적인 유대와 접근이 이뤄질 때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취미가 '일'이고, 좌우명은 '신의와 성실'이라는 그의 철학과 궤를 함께 한다.

지난 3일 서울 도봉구 에너지라인 사무실에서 만난 하대봉 대표는 "이제 개인적 성공을 지역사회 발전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80년대가 정치인의 시대라면, 90년대는 행정가의 시대요, 이제는 현장을 속속들이 아는 경영인들이 지역발전의 주역이 될 때"라고 강조했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시사하는 듯했다. 

하 대표는 '有志竟成(유지경성 ; 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뤄낸다)'이라는 성어를 메모지에 써보이면서 "이제 정치인이나 행정가들이 맘대로 자치를 뒤흔드는 시대는 지났다. 지역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현장형 행정이 필요하다"면서 "성공의 발판이 된 이 지역이 자립, 자족하는 명품 자치구가 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혼신의 힘을 쏟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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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우 2009-12-17 10:58:06
집은 커졌지만,가족은 더 적어졌고,학력은 높아졌지만,상식은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라고,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돈 잘버는 법은 배웠지만, 진정하게 잘 사는 법은 모르고,
수명은 늘어났지만 삶의 의미를 증대시키는 방법은 잊어버렸다.
무어헤드 목사의 '우리시대의 패러독스' 중에서- 하도봉 사장님은 진정한 삶의의미를 아시는분 입니다 항상 도봉주민이 같이있슴니다.

성영희 2009-11-28 18:09:56
축하합니다 고생도 많이 하셨고, 기사 잘 읽었습니다 동창회에서 얼굴좀 봣으면 합니다

조백희 2009-11-18 12:11:43
두드리라 열릴것이다.. 요즘 도봉구가 난리났습니다 ,소중한 현장경영 마인드로 지역을 위해서 봉사 하시기를 기대 합니다. 이제는 정치소인배 들이 물러날때가 되지않았나 생각합니다 큰사람이 큰마인드로 우리도봉구를 수렁에서 건지고 잘사는 곳으로 만들기를 고대합니다.. 믿을대봉감 파이팅~~~~

노철수 2009-11-15 17:49:23
믿는 만큼 열심히 지역 경제에 힘을 불어 넣어주시기를 기원합니다. 노력하신만큼 결실이 맺어지기를 바랍니다. 좋은 일만 생기도록 기원 합니다.

유재성 2009-11-12 12:16:16
有志竟成 이라 하셨으니. 신의와 성실의자세로 꼭 꿈을이루시어
나눔과 베품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존경받는 일꾼으로 성장하시길....

류 태기 2009-11-12 11:56:53
앞으로도 열심히 일해주십시요
영우회에서 몇번뵈었엇죠.
하대봉님.有志竟成입니다.

유화의향기 2009-11-11 13:58:03
그 자리에 서시기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발로 뛰고 노력하셨을 모습을 생각해봅니다..미아초등학교 이광호 교감선생님의 추천으로 읽었습니다~~

이상근 2009-11-11 13:18:43
미아초등학교 이광호 교감선생님의 추천으로 읽어보았습니다.
감명깊게 잘 봤습니다.

이형실 2009-11-11 10:24:30
뜻이 간절하면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일때마다 깊은 성찰과 실천을 기대합니다. 얻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베푸는 것이 인간의 도리이기에 지역사회에서 공헌하는 님의 모습을 상상합니다. 아! 참, 우리 만나야 될 일이 있는 것 아닌가요? 조만간 연락 바랍니다.

이광호 2009-11-11 04:32:50
모두가 자신의 목표를 향해서 뜻을 가지고 있으며 노력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변의 모든 여건을 성찰하면서 지혜롭게 살아가기란 쉽지않다. 하대표님의 글을 읽으면서 하대표님을 새롭게 만난 것처럼 느껴집니다. 젊은 경영자를 보는 시각이 이 기사를 통해서 알게 되었고, 자신의 경영마인드와 실천력, 주변을 살피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읽었습니다. 밝은 빛을 향하여 정진하십시오. 요한

이명순 2009-11-10 22:13:01
안녕 하세요 지역을 발전하는데 큰힘이 되어 주실줄은 믿겠습니다
좋은 만남에 꿈을 이루시길

이창묵 2009-11-10 20:41:25
짐작은 하였지만 사군자교실에서 만난 부드러운 인상뒤편으로 어떤 힘을 느낄수가 있었는데
일반 사원에서 에너지라인 대표로 우뚝서신 호남형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박수진 2009-11-10 19:24:27
서울에서 제일 공기좋고 살기좋은 곳인데 참다운일꾼이 절실하게 필요한때 입니다.
지역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신다면 힘껏 돕겠습니다.
이시대는 젊은 참 일꾼을 찾고 있습니다.
하대봉 선생같은 분은 꼭 지역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우욱명 2009-11-10 18:03:15
글잘보았읍니다..지금까지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살아오신것처럼 앞으로도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 위하고 특히 지역발전위해서 더많이 일해주시기 바람니다..

우근석 2009-11-10 15:29:39
기사를보고깊은감동을받아읍니다저를잘아시지도못하는처지에밑어주시고사장님의관게되는쪽수송맡겨주셔감사드림니다저도탱크로리운전을23년하였음니다사장님의그림글씨도기회가있어본적있음니다대나무그림은정말놀라워슴니다사장님께서더욱잘되셔서정직하고열심히사는사람이행복할수있는사회를만들어주시길기원함니다

김진영 2009-11-10 14:54:35
매사에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며 열정을 갖고 맞은일에 적극적으로 창의와 노력을 기울여 성공하는 모습속에 참다운 인생의 가치와 밝은 미래의 모습을 볼수 있다는 귀감소식에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우리모두 힘찬미래을 위하여 파이팅...

박덕규 2009-11-10 14:51:46
잘읽었습니다. 평소의 얼굴모습은 편안하고 선대의 부를 안고 사시는분 같았는데..
성실하고 근면한 인생역정이 사장님의 모습에 숨어 있었군요. 사장님을 다시 볼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 무궁한 발전을 기원드리고 지역사회 및 주위의 모든 분들과 같이 어우러져 사시는 분이 되셨으면 합니다..잘 읽었습니다...

이영국 2009-11-10 14:51:18
누구나 열심히 산다고 하지만 객관성이 결여된 자기 방식대로의 열심히는 공감을 얻지 못합니다. 하대봉님의 기사를 읽고 남들로부터 공감할 만큼 열심히 살아오신 세월이 지금은 빛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자기발전 역시 게을리하지 않고 오늘의 결과를 이루시고 지역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의 삶을 살아가려는 마음은 귀감이 될만 합니다.
향후 계획 하시는 모든 일들이 잘 이루어 지긴 기원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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