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중국 제안 면밀히 분석할 것" 논평

[이투뉴스 조민영 기자] 중국이 유엔 기후변화회의 개최를 앞두고 국내총생산(GDP) 기준을 적용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한 데 대해 미국 측이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27일 성명을 내고 일단 "중국이 증가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데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어 기브스 대변인은 "국제사회가 중국의 제안 내용을 면밀히 분석할 것"이라고 미묘한 논평을 덧붙였다.

백악관의 이러한 입장은 중국이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다소 모호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와 유럽연합(EU) 등은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정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까지 일정 비율 감축해나가는 방식의 목표안을 제시하고 있는 데 반해 중국의 목표선은 차이가 있다.

중국이 제시한 목표는 2020년까지 GDP 단위기준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0∼45% 감축하는 것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중국의 이러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해 중국경제에서 앞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계속 낮아지기 때문에 실제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온실가스의 절대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 중국이 제시한 목표치는 40∼45%가 아닌 0∼12% 수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도 2005년을 기준으로 정해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5% 감축하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는 1990년을 기준으로 할 경우 감축비율은 4%로 떨어진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미국이나 중국 모두 정치적 명분을 앞세워 실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부풀렸다는 것이다. 중국의 발표에 대해 미국이 "국제사회가 면밀히 분석해볼 것"이라고 경계하는 태도를 보인 것은 미국 스스로부터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부풀리기의 실상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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