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이준형 기자] 한국 자전거 전시회에는 한국 자전거가 없다?

지난 4일 열린 '2010 서울 바이크 쇼'에 출품된 자전거 중 국산 자전거는 삼천리자전거가 내년 생산 준비중인 '블랙캣' 모델 2대밖에 없었다.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1995년부터 고전을 면치못한 자전거 공장은 2005년을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땅에서 자취를 감췄다. 현재 국내 자전거시장은 전부 수입 제품만 판매. 국내 자전거회사의 대명사 삼천리자전거조차도 미국 자전거를 수입하거나 중국ㆍ대만업체에 외주를 주고있다. 그나마 올해부터는 의왕시에 조립공장을 세워 내년부터 일부 생산할 계획이라는 것이 삼천리자전거 관계자의 말이다.

이미 전세계 자전거 부품시장을 대만과 중국이 독식한 상황에서 부품외주는 어쩔수 없어 보이지만 고급 자전거로 무장한 유럽 자전거회사들이 내년 한-EU FTA협약 발효를 기점으로 국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전망이라 더 암울하다.

정부는 녹색성장사업의 일환으로 자전거도로사업을 벌이는 등 자전거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 자전거 생산공장이 단 한개도 없는 상황에서의 현 정책은 마치 정부가 발벗고 나서서 외국 자전거회사들의 앞길을 닦아주고 있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관세청은 작년부터 자전거 제조 산업을 국내로 복귀시키기위한 방안으로 자전거공장을 보세공장으로 지정해 각종 세제 혜택을 주고있다.

그러나 가격은 대만ㆍ중국에 품질은 미국ㆍ유럽에 밀리고 있는데다 아직 걸음마도 못떼고 있는 국내 자전거 산업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보인다. 뒤늦은 이야기지만 한-EU FTA도, 녹색성장산업도 좋지만 각 부처 산업간의 연계성을 고려해 추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국내 자전거 산업이 살아남기위해선 삼성과 현대같은 대기업들이 자전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좋은 방책이라는 견해도 있다. 막대한 자금을 가진 유명 외국 자전거회사들과 맞설 기업들은 대기업뿐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대-기아 자동차에서 자전거 산업 진출에 대해 내부검토중이라고 하니 국내 자전거산업에 그나마 한가닥 빛이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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