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실명 문의에 일체 불응… 업계 자정 노력 기대

 

▲ 태양광 모듈 성능 신뢰성 문제를 다룬 본지 128호 1면 머릿기사.

[이투뉴스 이상복 기자] "왜 실명이 아닌 이니셜인가? 이런 사안은 소비자의 알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A 태양전지 제조사), "그 'S사'가 아무개 회사가 맞나?, 확인해 주면 안되나?"(B 발전사업자), "이런 사건이 태양광 산업에 대한 전반적 불신으로 확대될까 우려된다." (C 네티즌)

이른바 '불량모듈' 보도(본지 128호 1면 '못 믿을 태양광~' 참조)로 태양광 업계 전반이 술렁이고 있다. 보도 직후 "우리가 S사로 오해받고 있다"며 해명보도를 요청한 제조사가 있는가 하면 "기사에서 거론된 업체의 실명을 알려달라"는 개인과 관련업체의 문의가 빗발쳤다. 특히 일부 독자들은 "다른 사건이 더 있다.", "A사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등의 폭로성 제보를 건네와 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그러나 <이투뉴스>는 실명공개가 자칫 '경쟁사 깎아내리기'에 악용될 소지가 있고 향후 관련기업간 관계 정상화에 장애를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일체의 공개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본지는 이번 사건의 발단이 그린에너지 산업의 급팽창 과정에 파생된 기업윤리 차원의 문제로 보고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해 필요하다면 후속보도를 내기로 했다. 아울러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업계의 자정노력을 촉구하기로 했다.

◆ "S사를 밝혀달라" 문의 쇄도 = 해당기사가 보도된 후 독자와 관련업계의 관심은 '도대체 이니셜로 표기된 'S사가 누구냐'로 집중됐다. 태양광전지판은 크게 발전량을 결정하는 성능(효율)과 내구성(20년 이상)을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데, 이 중에서도 사업자가 타당성 검토시부터 따지는 모듈 효율이 두 차례나 공인시험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편집국으로 전화를 걸어온 한 독자는 "혹시 우리 발전소에 설치된 모듈과 동일한 제품이 아닐까 걱정이 돼서 그러니 실명을 알려주면 안되겠느냐"고 물어왔고, 또 다른 독자는 "용기있게 보도한 점은 높이 평가하지만 소비자의 알 권리 측면에선 실명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아쉽다"며 이니셜보도를 지적했다. 또 해당기사가 복사된 일부 포털 카페 등에선 'S사'가 누구냐를 놓고 댓글이 오가기도 했다. 급기야 보도 하룻만인 지난 8일 한 모듈제조사가 "우리는 'S사'가 아니다"라는 해명보도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심포니에너지는 본지로 해명보도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 "보도가 이니셜로 표기되면서 당사가 해당사(기사 본문 중 'S사')인 것처럼 오해받아 문의전화로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어려움이 있다. 제품 신뢰도 및 영업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공식적으로 해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 '누구'보다 중요한 '왜' = 사실 이번 사건은 초첨은 '누구의 제품이냐'보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냐'에 맞춰져야 한다는 게 본지의 판단이다. 일부 모듈제조사가 편법을 동원해 정부인증을 통과하고, 이후에는 마진을 높이기 위해 저가셀(Cell)을 사용하거나 출고 성능을 조작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풍문이다. 

제조사의 고의성 유무도 차제에 분명히 짚고 넘어갈 문제다. 태양광모듈은 출고직전 제조사의 자체 출력 테스트를 거치도록 돼 있다. 또 이 결과는 완성품과 함께 일종의 성적서로 소비자(시공사 등)에게 제공된다. 이번처럼 정상으로 출고된 모듈이 이후 검사에서 큰 성능차를 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다. 한 네티즌이 "고의성을 가지고 스펙(표시)을 효율과 다르게 표기했다면 일종의 사기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명 공개를 꺼린 태양광업계 한 관계자는 "어찌보면 이제 인증은 한낱 서류에 불과하다"며 "결국 기업(제조사)이 시장에 대한 존경심이 있느냐가 핵심이며, 소비자가 그런 기업을 가려 선택하는 일이 건전하고 건강한 시장을 만드는 길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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