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건축업 인식 부족 '걸림돌'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면 최고 75%의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이론을 현실로 옮기면 우리나라와 같은 에너지 수입국은 에너지 수입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 같은 '꿈의 이론'을 제시한 교수는 더 나아가 교토의정서에도 에너지 효율성을 강조하는 조항을 넣어야 한다며 의정서의 개정을 주문하기도 했다.

 

에너지 효율 학술대회 참석차 방한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중부유럽대학교의 디아나 위르게 보르자쯔 교수는 2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면 2020년까지 현재 전세계 건물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소비를 33~34% 가량 줄일 수 있다"면서 "특히 에너지 효율을 고려해 신축한 건물이라면 50~75%까지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02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1차에너지의 44%가 건물에서 소비된다. 또 공기 오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37%를 건물이 배출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이란 측면에서 빌딩은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분이라는 보르자쯔 교수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배경이다.

 

보르자쯔 교수는 "총 36개 국가의 66개 연구 논문과 보고서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며 "특히 건물의 조명시설과 전력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무게 중심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건물이 소비하는 에너지 중 조명에 사용되는 에너지가 막대한 만큼 에너지 절약 잠재력이 다른 부분보다 많다는 설명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인 빌딩의 에너지 소비 감소는 경제적 효과는 물론 공기오염 방지 등과 같은 부수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보르자쯔 교수는 "2020년까지 유럽연합(EU)이 빌딩의 효율성 강화로 20%의 에너지를 절감하면 유럽지역에만 1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만큼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한국과 같은 에너지 수입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엔 분산형 도입 증대 등 다양한 수단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에너지 효율화에 대한 인식 부족을 개선해야 한다는 게 보르자쯔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학교나 병원은 그 기능이 분명히 다르지만 에너지 효율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하여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학교나 병원은 같은 건물일 뿐"이라며 건축업체의 에너지 효율성 인식 부족을 지적했다.

 

<특별취재반=노진섭ㆍ최영수ㆍ이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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