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원태 기상청 기후예측과장

윤원태 과장

[이투뉴스 칼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코펜하겐 서미트(12월 7일-18일)는 교토의정서가 종료되는 2012년 이후부터 적용할 온실가스의 감축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지금 온 세계가 화석연료에 근간을 둔 경제성장 모델 대신 저탄소에 기반한 그린이코노미의 패러다임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는 어느덧 지구촌 68억 인구의 생존을 위협하는 21세기 우리가 풀어야할 최대이슈가 되어 버렸다.
우주는 약 137억년 전 빅뱅(Big Bang)에 의해서 탄생했다. 대폭발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온, 고밀도를 갖는 한 점에서 일어났다. 탄생 후 약 3분이 지났을 때 우주의 온도는 섭씨 1000만도 정도였다. 이때부터 비로소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게 되었으며, 물질과 함께 가벼운 원소인 수소와 헬륨이 형성되었다. 이후 우주는 빛과 물질이 수프처럼 섞여 불투명했으나 수십만년이 지난 후에야 이 둘은 분리되고 빛은 자유로이 우주공간을 전파할 수 있게 되었다. 약 100억년 전에는 물질이 모여서 은하계를 형성하였고, 약 50억년 전에는 우주에 퍼져있는 물질이 모여 태양이 형성되었으며, 태양계내의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은 성간물질이 응축하고 충돌하여 형성되었다. 
원시 지구는 생명체의 생존에 필요한 산소를 포함하고 있지 않았으며, 산소는 나중에 식물의 광합성에 의해 형성되었다. 지구의 표면은 점차 수증기가 응결할 수 있을 정도까지 식기 시작하여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으며, 육지의 물이 만들어지고 빗물은 암석과 광물을 녹여 약 37억년 전부터 짠 바닷물을 만들었다. 약 40억년 전에는 태양계 내에 거대한 운석들이 떨어지기 시작했으며 단세포 동물들이 나타났다. 우리 인간은 10만년 전에 이 지구상에 출현했다. 지구 생성 이후 수많은 생물체들이 변화에 적응해야 했으며 적응하지 못한 생물체들은 도태되었다. 인류의 문명도 마찬가지였다. 예를 들어 마야문명은 3000년 전에 발달해서 750-900AD 경에 멸망하였는데 그 원인은 기후변화(장기간 지속된 가뭄)였다고 한다. 
지구가 변하여 왔듯이 자연적인 개체는 변할 수 있으며, 어느 한 개체의 상태가 다른 상태로 바뀌는 것을 변화, 그리고 평균 상태에서의 편차를 변동이라 한다. 우리가 겪고 있는 대부분의 기상재해는 하루에 수백mm의 비가 내리는 등의 극단적인 기상현상에 의해서이다. 최근에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것은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기상의 변동성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이상기상현상은 최근까지 끊이지 않고 증가하고 있으며, 매해 약 500건의 기상재해가 발생하는데 이는 지난 1980년대에 비해 4배로 증가된 수준이라고 한다. 기후변화가 향후 심화된다면 기상의 변동성은 그만큼 더 커지게 되고 극단적인 기상현상 또한 미래에는 더욱 많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호기심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며, 이는 과학의 발달을 촉진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미래의 날씨를 예측하는 능력은 인류 선망의 대상이었으며 예전에는 오직 신만이 행할 수 있는 경이로운 영역이라 생각하였다. 과학적으로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이 생물의 진화방향과 기상예측 분야라고 한다. 돌연변이 등 이들이 가지고 있는 비선형적인 요소들 때문이다. 과학의 정의는 지식의 축적에 의한 진리의 발견이다. 과학에서의 진리란 법칙이다. 따라서 과학은 실체의 발견을 통한 법칙의 정립이라고 할 수 있다. 실체란 존재하는 상태나 물질을 말한다. 과학에서 예측이 어려운 것은 실체의 성질이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대기의 상태는 혼돈의 상태에 있으며, 많은 불확실성과 파악되지 못한 실체들이 내재되어있다. 현재 인간의 산업과 경제활동에 기인하는 기후변화나 이상기상현상 등을 제어할 수 있는 과학기술은 개발되어 있지 않으며, 이를 사전에 예측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예측기술 또한 초보적인 수준이다. 그래도 불완전한 지식을 가진 인간이 불완전한 방법으로나마 합리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볼 때 인류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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