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범과 설경구 '용서는 없다'

[이투뉴스 이준형 기자] 폭발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설경구와 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개성을 가진 류승범이 영화 '용서는 없다'에서 만났다.

영화 '용서는 없다'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연기파 배우인 설경구와 류승범을 전면에 내세워 영화 전반에 걸쳐 극을 이끌게 한다.

최근 지적이고 세련된 역을 자주 맡았던 설경구는 이번 영화에서 부검의 역을 맡았다. 지적이고 냉철한 부검의 모습을 표현할 땐 다소 어색했던 설경구는 딸의 목숨을 구해야 하는 아버지역은 멋지게 소화했다.

특히 극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설경구가 살인마의 협박으로 인해 이성을 잃어가는 모습은 관객들을 영화에 빠져들게 한다.

불을 연기한 것이 설경구라면 류승범은 물처럼 차가운 냉정한 살인마를 표현했다. 자식에 대한 걱정과 살인마에 대한 분노로 광기를 보여주는 설경구에 비해 류승범은 시종일관 감정을 가라앉힌 채 차분하게 상대를 농락한다.

얼핏 쉬워보일 수 있는 류승범의 캐릭터는 사실 서로 감정을 주고받으며 대립하는 연기보다 훨씬 어렵다. 배우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긴장과 경계심을 유지한 채 감정표현은 최대한 자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두 배우의 완벽한 연기호흡은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켜줄 뿐 아니라 조금은 산만하고 어색한 스토리를 깔끔하게 상쇄시킨다. 또 관객들을 캐릭터에 감정이입시켜 다소 늘어지는 중간부분도 버틸 수 있게 해준다.

왜 설경구와 류승범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영화 '용서는 없다'가 내년 첫 스타트를 끊는 한국영화로서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