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애틀서 항공ㆍ중장비 관리 노하우를 풍력 유지ㆍ보수에 활용

[이투뉴스 조민영 기자] 미국 북서부의 시애틀은 항공 우주산업의 요충지로 보잉(Boeing)사 등 민간 항공 업체가 있다. 이에 따른 많은 항공 부품 협력업체나 관련 엔지니어링 회사들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소기업들은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아 경영난을 겪으면서 크게 휘청거렸다. 문을 닫거나 인원 감축 조치로 몸집을 줄이는 기업이 부지기수였다.

이들이 올해는 다른 모습으로 다시 일어서기로 했다. 새로운 먹잇감을 물색하던 중 항공, 중장비 기술과 연관성이 높은 '풍력'으로 불황에 맞서기로 한 것. 오바마 정부에서부터 일반인까지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자 이들 소기업들은 그들의 판단이 시기적으로 딱 맞아떨어지는 결정으로 보고 있다.

시애틀을 중심으로 여러 업체들은 손을 잡고 '풍력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엔지니어링 기술과 모니터링 노하우를 이용해 풍력터빈의 유지와 보수에서 새로운 이익과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역 소기업, 새로운 먹잇감 '풍력' 사냥 나서

시애틀에서 부는 '풍력' 바람이 침체에 빠진 소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경기 둔화의 타격을 받은 항공 우주산업과 중공업계의 작은 회사들이 거대한 기계를 만지던 경험과 노하우를 이용해 풍력 터빈을 수리하고 부품을 교체하는 새로운 사업 영역을 일구기 시작할 계획이다. 주로 기계 디자인, 엔지니어링, 복합 재료 관리 등 우주 항공 산업에 전문성을 바탕으로 둔 회사들이다.

시애틀에서 자동차로 3시간 떨어진 포트랜드에서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에너지 업체들과 비영리 단체가 손잡고 만든 '리뉴어블 노스웨스트 프로젝트'가 운영되고 있다.

협회의 레이첼 쉼샤크 사무총장은 "북서부 지역에서만 3000MW의 풍력이 운전 중에 있다"며 "모든 기계가 그렇듯 풍력도 여분의 부품이 필요하고 근무 외 시간에 고장이 날 경우 바로 달려와 수리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소기업의 풍력산업 참여를 반기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일부 풍력터빈 날개가 북서부 항구를 통해 수입이 되고 있는데, 기계의 거대한 크기와 특수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에 따라 상태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때 대형 기계를 관리하던 소형 협력업체들이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쉼샤크 총장은 내다봤다.

그러나 여전히 풍력발전기를 세운 제조사가 수리 협력업체를 둘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남아 있다.

일례로 워싱턴 주 내에서 133개 풍력터빈을 운영하고 있는 이버드롤라 리뉴어블에너지의 풍력터빈 미국 본사의 경우, 풍력 관리직원을 2001년 12명으로 시작해 현재 800여명까지 늘렸다. 회사 자체에서 관리 인원을 교육하고 대폭 확대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 풍력터빈 관리 부서는 회사 내에서도 가장 빠르게 규모가 커진 부서다.

소기업들은 풍력터빈의 서포트 산업을 새롭게 일구어 경기 둔화를 이겨낸 대표적인 사례가 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시애틀의 비영리 단체인 어드밴스드 메뉴팩쳐링 퓨젯 사운드(CAMPS)는 이런 소기업들이 협력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CAMPS에 따르면 회원사들은 주로 지난해 경기 후퇴로 직원들을 해고해 그 규모가 더 작아졌다. 중장비와 트럭을 유지, 관리하는 비히클 모터는 경기를 타면서 지난해 직원의 30%를 해고해 현재 20명만이 회사를 지키고 있다.

이 회사는 각 기계의 성능을 검사하고 고장을 찾아내는 추적 전자장치를 만드는 회사다. 이 회사는 자사 제품이 풍력터빈 관리에 적용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밴 회장은 "풍력터빈 산업에서 우리가 정말 잘할 수 있는, 딱 맞아 떨어지는 사업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 주의 켄트에 있는 브리드 프로덕션 툴링& 디자인사는 1년 전 20여명의 직원을 두었지만, 현재 7명으로 대폭 줄였다. 그러나 브리드 사장은 앞만 보기로 했다. 그는 풍력터빈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체질개선을 통해 경기둔화를 대비하기로 했다.

최근 이런 소기업들에게 희소식이 들려왔다.

워싱턴 주에서 214개 풍력터빈을 운영 중인 퓨젯사운드 에너지(PSE)가 향후 795기를 더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워싱턴 주 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운영하는 단일 회사로 꼽힌다. 이 회사는 대폭 늘어나는 터빈의 유지 관리를 위해 소기업들과의 계약을 맺을지도 모른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티직 컴퍼짓 사는 회사내 탄소섬유 재료 전문가들이 더 가벼운 풍력 발전기를 만드는 데 투입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경량 풍력터빈 날개를 만드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회사는 현재 직원 15명에서 언젠가 50명으로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년 전처럼.

톰 맥로린 CAMPS 관리자는 "풍력터빈 시장은 우리 회원사들이 협력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을 갖춘 시장"이라며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관리 전문가 교육, 시장 크기 고려해야

시애틀 반대편에 있는 매인(Maine) 주에서도 풍력 산업에 진입하려는 소기업들의 모습이 관측됐다. 보트 제작사인 토마스턴 보트는 풍력 산업이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

매인 컴퍼짓 알리안스의 폴 윌러엄슨 풍력산업 이니셔티브 코디네이터는 "5년 전만해도 보트 제작자가 풍력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그러나 지금 다른 산업 영역에서 가치 있었던 기술들을 풍력 날개 수리와 유지, 결국에는 날개 제작에까지도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전문 기술자 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갑작스럽게 풍력산업에 집중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캐서린 르놀트 매인 주정부의 리노베이션 부장은 "전문 기술자를 확보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특히 어떤 일이 필요한지 확실하지 않거나 언제 기술자가 공급되어야 할지 모를 때 그렇다"고 말했다.

그녀는 "많은 회사와 사업자들이 풍력터빈 사업에 뛰어들어 근로자를 교육하고 있지만, 그들이 얼마나 필요한지 아직 잘 모르겠다"며 "현재 필요하지 않은 일자리를 위해 사람들을 교육시키는 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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