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사건 전개…황정민·박건형 등 호화 출연진도 볼거리

▲ '웨딩싱어'는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이투뉴스 이준형 기자] 뮤지컬은 영화에 비해 제약이 많은 장르다. 하지만 이런 제약은 오히려 영화와 다른 뮤지컬만의 매력이다.

뮤지컬 '웨딩싱어'는 이미 1998년에 상영돼 흥행한 영화 '웨딩싱어'를 2006년에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영화의 유머와 엉뚱한 사건 전개, 배경 등을 그대로 살린 이번 뮤지컬은 좀 더 깊어진 주제도 장점이지만 화려한 비쥬얼로 관객에게 어필한다.

원작과 거의 바뀌지 않은 줄거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웨딩싱어'는 뮤지컬만의 장기인 흥겨운 노래와 춤, 그리고 카메라 앵글보다 넓은 무대공간을 이용해 무대공연만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했다.

'웨딩싱어'가 원작영화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노래다. 원작에 등장했던 다수의 올드 팝송들은 캐릭터들의 성격과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한 락, 힙합, 댄스 등 다양한 음악들로 대체된다. 특히 랩을 동반한 뮤지컬 넘버는 관객들이 함성을 지르는 등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뮤지컬은 발전된 영화 특수효과만큼이나 진일보한 무대장치도 돋보인다. 여배우의 섹시한 물쇼뿐 아니라 대형 홀로그램 등 블록버스터급 무대장치는 CG로 도배된 영화와는 또다른 매력을 준다.

▲ 로비역에 캐스팅된 황정민.
화려한 출연진도 이번 공연의 매력을 더하는데 황정민과 박건형을 비롯 '헤어스프레이'의 히로인 방진의 등 호화캐스팅을 자랑한다. 박건형은 원작에 출연했던 아담 샌들러와 비슷한 헤어스타일로 출연해 원작 배우와 비슷한 느낌을 살리는 반면 황정민은 짧은 머리에 턱수염으로 무장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격일로 출연진이 바뀌는 뮤지컬의 특성은 관객들에게 골라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기존 뮤지컬과는 다르게 '웨딩싱어'는 영화인 원작보다도 빠른 사건전개를 자랑한다. 이는 필요없는 장면을 과감하게 삭제한 덕분이지만 무대 배경도 그만큼 자주해 관객들에게 다소 산만한 느낌을 준다.

빠른 사건전개, 화려한 출연진, 다양한 뮤지컬 넘버, 대형 무대와 블록버스터급 무대장치 등은 '웨딩싱어'의 강력한 무기들이지만 조금 지루한 듯한 내용을 재미있게 만든 조연들의 거침없는 입담과 익살스러움이 전체 극을 이끌어간 힘이다.

뮤지컬 '웨딩싱어'는 이달 31일까지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매일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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