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지경부 장관 "광역정전 발생할수도" 에너지절약 동참 호소

[이투뉴스 이상복 기자] "예비전력이 부족한 상황에 대용량 발전소가 불시에 고장이라도 일으킨다면 광역정전과 같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에너지 절약을 통해 힘을 보태달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전기를 아껴달라'고 읍소했다. 12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브리핑실에서다. 에너지 수급을 책임진 각료가 에너지절약을 호소하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처음이다.

실제 이날 담화문을 읽어내려가는 최 장관의 표정과 어조는 시종일관 무겁고 단호했다. 끝을 모르고 치솟는 전력수요가 국가적 혼란과 손실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막아야 한다는 비장함이 서려 있는 듯 했다.

최 장관은 우선 최근 동절기 전력피크로 안정적 전력수급이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으며, 이로 인해 초유의 정전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음을 주지했다.

최 장관은 "통상 안정적 예비전력을 600만kW로 보는데, 지난 8일에는 예비전력이 441만kW로 예비율이 6.4%까지 내려갔다"며 "공급용량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 전력수요가 계속 급증하게 되면 예비전력이 비상수준인 400만kW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 대용량 발전소가 고장이라도 일으킨다면 광역정전과 같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이번 폭설에 프랑스에선 예비전력 부족과 송전선로 고장 등으로 일부 지역 전력공급을 강제로 차단해 시민들이 추위와 어둠속에서 몇시간씩 떨기도 했다"고 경고했다.

통상 정부는 예비전력이 400만kW 이하인 상태를 '비상상황'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더 악화돼 예비전력이 100만kW 이하로 떨어지면 우선순위에 따라 전력공급을 강제로 차단하는 최후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런 최악의 상황과 맞딱뜨리기전 절약을 통해 위기를 피해가자는 게 이날 최 장관 담화의 요지다. 최 장관은 전력수급 비상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내가 먼저, Me first'라는 마음가짐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해 ▶적정 실내난방온도 20도 준수 ▶가정과 회사에서 전기난로 · 장판 등 전열기 사용 자제 ▶전기난방 건물의 피크시간대 난방 자제 ▶ 4층이하 엘리베이터 사용 자제 ▶불필요한 전등 소등, 플러기 뽑기 등 '에너지절약 5대 실천항목'의 실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 장관은 "경기회복으로 전력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가정과 빌딩에서의 전기난방으로 인한 난방수요"라면서 "전기는 발전을 통해 얻어지는 고급에너지다. 이처럼 고급에너지인 전기를 가격이 저렴하고 편리하다고 난방에 사용하는 것은 국가 차원의 큰 낭비"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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