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품 출시 후 주력타입 골몰…종합상사와 '이인삼각' 전략

[이투뉴스 이상복 기자] 태양광을 신수종 사업으로 선택한 삼성, LG가 기존 현대 등과 함께 자존심을 건 경쟁을 시작한다. 그간 객장에서 시장 흐름만 관망하던 이들의 움직임이 구체화되면 국내·외 시장은 어떤 형태로든 지형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태양전지-모듈 시제품 생산을 완료하고 현재 주력제품군 선정에 들어간 상태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문을 연 기흥사업장 셀(태양전지)라인에서 생산된 전지로 모듈을 만들어 시제품 납품까지 끝냈다는 후문.

자체 모듈라인이 없는 삼성 측은 충북 음성군 경동솔라 공장에 모듈 제작을 의뢰해 18% 안팎의 단결정 시제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목표로 하는 주력제품은 따로 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은 일본 산요전기의 HIT(Hetero-Junction with Intrinsic Thin layer) 원천 특허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이와 유사한 개념의 고효율 태양전지 양산을 시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효율이 23%를 육박하는 HIT는 단결정 실리콘 기판 위에 박막 개념의 아몰퍼스실리콘(a-Si) 층을 덧입히는 방식으로 제작돼 광흡수량 및 발전량이 기존 전지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어차피 고효율로 가야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썬파워나 산요가 보유한 특허를 빗겨가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표면적으로 전자와 디스플레이 모두가 진출하는 '투트랙'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LG전자로 추가 기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하다.

우선 결정형 태양전지로 시제품 타입을 정한 LG전자는 기존 PDP TV라인을 개조해 각각 120MW 규모의 태양전지-모듈 라인을 구축하고, 이를 두 배로 늘리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이미 해외기업과 수십MW 규모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돈다.

반면 박막전지를 주력제품으로 정한 LG디스플레이는 박막의 경쟁력 하락에 따라 사업을 중단하기도, 지속하기도 애매한 입장이다.

최근 LG는 LG경제연구소, LG전자, LG디스플레이 핵심 관계자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기존 투트랙 전략을 접고 어느 한 곳으로 태양광 사업을 일원화하기로 했으나 중지를 모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관계자는 "박막의 경우 어차피 당장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어 올 한 해는 각각 기존 연구개발을 계속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들과는 달리 만만치 않은 새 주자들을 맞아 시장 수성에 나서야 하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시장 상황을 봐가며 기존 330MW 태양전지 라인을 점진적으로 증설하고,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 등 상류 부문의 양산을 앞당겨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리는 전략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인수한 현대종합상사의 해외 영업망을 풀가동해 굵직한 해외프로젝트에 진출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실이 있는 계동 사옥 2개층에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A사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현대종합상사와, 삼성전자는 삼성물산과, LG전자는 LG상사와 호흡을 맞춰 잇따라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그림이 예상된다"며 "과거 시장이 '입도선매'였다면 앞으로는 단가, 기술력, 브랜드로 경쟁하는 진짜 승부가 시작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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