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 이점으로 수송기간 짧아 가격 경쟁력 높아
러시아산 원유 유입 늘어날 땐 중동 산유국도 영향

[이투뉴스 권영석 기자] 두바이 중동유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최초로 러시아산 원유가 들어와 관련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달 러시아 타이셰트(taishet)지역의 동시베리아 태평양 원유(이하 ESPO)를 구매 완료했다고 최근 밝혔다.

7일 GS칼텍스에 따르면 이번에 도입한 러시아산 원유는 75만배럴 물량 규모로, ESPO 카고 1기다.

회사 관계자는 "GS칼텍스는 국내 엔드유저(최종 소비자) 회사 중 최초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했다"며 "물량에 대한 가격은 밝힐 수 없으나 이를 이용해 정제 후 생산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원유를 팔거나 저장해 놓는 트레이딩사(Trading Company)들과는 달리 수입 후 정제과정을 거쳐 생산까지 이르는 엔드유저사로서, 국내 최초로 ESPO를 들여왔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추가 구매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 없지만 세계 석유시장 동향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이전부터 ESPO 구입을 고심해 왔으며, 최근에도 추가 도입을 위해 유가동향을 주도면밀하게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석유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처음 도입된 러시아산 원유의 샘플 채집과 품질적인 측면에서 결과가 좋을 경우 다른 정유사들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중동보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수송기간이 짧기 때문에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산 원유가 원료 수급에서 상당한 원가경쟁력을 갖고 있고, 원유 품질 면에서도 경쟁력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소비지역과 연결되는 송유관 종착점에 정유 및 석유화학 공장의 전진 배치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고 중동지역과의 수송거리를 감안했을 때 운송비용 절감에 따른 물류 원가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에 러시아산 원유 수급 물량이 점차 늘어나게 된다면 현재 중동 산유국들이 세계석유시장에 적용하고 있는 OSP(공식 원유가격)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동시베리아 송유관은 동시베리아 지역으로부터 러시아 극동 스코보로디노(Skovorodino)지역까지 60만배럴의 수송능력을 갖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25일 동시베리아 송유관을 개통, 아시아 원유시장에 석유수출 물량을 늘려 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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