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주 목포대 신생에너지기술연구센터장

문채주 센터장

[이투뉴스 칼럼] 지난달 25일 스마트그리드 국가 로드맵이 발표되었다. 국가로드맵에 따르면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통한 저탄소 녹색성장기반 조성으로 설정했고 시범도시와 광역시도 등 먼저 거점을 구축하고 나중에 확산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오는 2030년까지 국가 단위의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로 되어 있다. 그동안 진행된 스마트그리드 기술개발과 더불어 지난해 6월 제주도 실증단지 선정에 이은 후속 조치로 보인다. 로드맵에 의하면 정부는 우선 언제 어디서나 전기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하여 내년까지 시범도시에 충전소 20개소,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보급대수에 맞춰 충전소 2700개소가 세워진다. 물론 모든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하지 않고 일부를 지원하는 민간주도의 사업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말까지 가정에 보급될 스마트 계량기 개발과 표준화 작업을 마치고 2012년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2020년에는 모든 가정에 스마트 계량기가 보급된다. 2015년부터는 다양한 전력요금 제도가 등장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되며, 전력과 관련된 파생상품의 온라인 거래도 가능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절약한 전기를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소비자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사업 초기 핵심 기술과 사업모델을 만드는 것이 성공의 전제조건으로 간주하여 이를 위해 2조7000여억원을 투자한다. 초기 투자와 민간기업에 대한 지원을 위해 올해 중 스마트그리드 특별법을 제정할 방침이고 이와 함께 제주 실증단지에서 검증된 기술을 국가 표준으로 제정하고, 국내 보급사업을 우선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개도국을 지원할 때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포함시켜 잠재적인 수출시장을 확보하여 시장이 만들어지면 기업들이 뛰어들어 24조8000여억원을 더 투자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스마트그리드가 보급되면 경제적 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전력 사용량이 줄어 2030년까지 4억4000만배럴(약 46조 9127억원)의 원유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발전소를 그만큼 적게 지어 3조2000여억원의 건립비용을 아낄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도 2억3279만톤 가량 줄어든다. 사업을 추진하는 동안 연평균 5만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2030년에는 8만6000개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 사업이 진정으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주변여건의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안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기술적인 보완이 우선적으로 처리되어야 한다. 보급 확산을 위한 시범사업도 단순한 공모방식으로 선정하기보다는 신성장 동력산업의 성장을 고려하여 시범도시 선정요건을 사화통합차원의 사회적인 수요를 반영하는 것도 보완의 방법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스마트그리드의 강점은 전력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 녹색성장산업으로 각광받는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특히 낮 시간대의 피크부하를 야간으로 분산해 발전소 설비용량과 운전용량을 감소시켜 막대한 에너지 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전기자동차의 확산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결국은 에너지절감이 목표인 것이다. 이러한 특징을 고려하면 에너지 비효율 개선이 우선적으로 보완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전력에너지의 소비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사항은 복잡한 전기요금 체계와 대규모 소비자인 산업부문의 효율향상이다. 우리나라는 전기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국가에 포함되어 겨울철 난방으로 인한 전력소비량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로 최근 우리나라 최대 전력수요가 겨울철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전력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표 기업들의 전력소비는 물론 석유나 석탄이나 가스 등 에너지 과다소비형 산업구조를 지니고 있어서 이런 근본적인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의 혁신적인 변화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왜곡을 정상화하지 않으면 스마트그리드 사업으로 얻어지는 효과가 크게 눈에 띄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스마트그리드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기업의 참여가 많아야 한다. 지난해 5월 기업과 정부의 의견을 공유하기 위해 설립된 스마트그리드협회에 한국전력과 자회사를 비롯하여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이 가입하여 활동에 들어갔다. 지난달 이 협회에 지방의 중소기업인 그린정보통신이 100번째로 가입하는 등 기업의 참여가 확산되고 있지만 스마트그리드 산업의 주축이 기업인 것을 감안하면 더 많은 기업들의 참여가 요구된다. 역동적인 국민성을 살려서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추진하고 지속적인 보완을 유지한다면 우리나라 스마트그리드 산업이 꽃 피울 것은 당연한 일로 기대된다.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