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제안하는 가전제품 에너지 효율 높이는 법

가정에서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에너지만 잘 활용해도 8000원이던 전기요금을 1000원으로 줄일 수 있다는 실용적인 제안이 발표됐다.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위한 국제학술대회 참석차 방한한 덴마크 기술대학의 요르겐 노르가르트 교수는 “제조업체가 가전제품을 개발할 때나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할 때 조금만 신경쓰면 현재 사용하는 전기량을 1/8로 줄일 수 있다”며 재미있는 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3인 가정이 연간 25만와트 이하의 전기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각 가전제품의 전기 절약과 에너지 효율 방법을 귀띔했다. 
 
▲컴퓨터=일반 데스크톱 컴퓨터는 말할 것도 없고, 노트북 컴퓨터도 14~30와트의 전력을 소비하며 대기전력도 최고 2와트까지 소비한다.

 

일반 가정에서 가장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을 배터리가 아닌 전기를 이용해 하루 3시간씩 사용하고 5시간 대기상태에 둔다면 연간 1만4000와트의 전력을 사용하는 셈이다.

 또 데스크톱 컴퓨터는 25와트 이하의 전력을 소비하는 평면 모니터에 1와트 정도의 사용전력과 대기전력을 소비하는 컴퓨터 본체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런 컴퓨터를 하루 3시간 가정에서 사용할 경우 전력소비는 약 3만5000와트 정도다. 
 
▲TV=20~24인치 브라운관 TV는 약 60와트의 전력을 소비한다. 최근 등장한 평면TV가 등장했는데,  액정화면(LCD)과 플라스마 형태로 나눌 수 있다.

 

LCD TV는 약 40와트의 전력을 소비하는 반면 플라스마TV는 약 150~300와트의 전력을 소비한다. 또 화질과 음질을 좋게 한 고선명TV(HDTV)는 전력 소비를 높인 제품이다.

 

TV를 바꾸지 않더라도 더 많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 사용하는 셋톱박스도 5~15와트의 전력을 소비한다. 특히 셋톱박스는 TV를 시청하지 않는 시간에도 스위치를 켜놓는 가정이 많다. 연간 최고 12만와트의 전력을 소비한다. 그러나 하루에 3시간만 스위치를 꺼도 이를 연간 5000와트로 줄일 수 있다. 
 
▲세탁기=세탁기와 식기세척기는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80% 이상 이고, 이 종류의 가전제품이 요구하는 공기 온도는 섭씨 60도를 넘지 않는 저온이다.

 

미국식 세탁기는 수직회전봉이 달려있는 탑로딩(Top loading)방식이다. 위로 세탁물을 넣기 때문에 물과 세제를 많이 사용하며 에너지도 많이 필요하다.

 

수평회전봉이 달린 유럽식 세탁기는 비교적 적은 양의 물에서도 세탁물이 쉽게 회전한다. 따라서 프론트로딩(Front loading)방식의 세탁기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최근 뜨거운 물을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하더라도 온도는 매우 낮춘다면 한 번 세탁에 약 0.2kWh 정도의 전력만 필요하다. 모터, 펌프, 전자시스템에만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기존 탑로딩 세탁기와 뜨거운 물로 세탁해야 한다는 세탁 습관을 고려하면 세탁에 필요한 전력소비는 300kWh에 이른다. 물을 끓이는 기능이 없는 세탁기에 이미 데워진 물과 찬물을 공급해 세탁하기만 해도 약 40kWh정도의 전력으로 충분하다. 
 
▲주방가전제품=주방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성을 국제적으로 통일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요리 습관과 전통이 나라마다 매우 상이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실제 음식을 조리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만 공급할 수 있다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전기를 이용한 주방가전제품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는 매년 전기 소비량의 큰 부분을 잠식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력공급에 부하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몇 가지 기본만 지킨다면 열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우선 저전력 오븐이나 조리기구를 사용하는 게 좋다. 또 열손실이 적은 조리기구가 좋다. 열 공급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으면 더욱 바람직하다. 종합적으로, 3인 가족의 가정을 기준으로 연간 200kWh의 전력 또는 600kWh의 기본 에너지 소비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냉장고=이 제품의 목적은 일정 공간의 온도를 주변 온도보다는 낮추어 유지함으로써 음식 등을 신선하게 보관하는 것이다. 따라서 냉장고의 벽과 문을 통해 열이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를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벽과 문의 두께를 두껍게 하는 것이다. 전체 보관 공간 대비 이 두께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기타 전기제품=전기제품의 스위치를 꺼도 1~10와트의 전력이 소비된다. 연간 10만와트의 전기가 사용하지도 않은 전기제품을 통해 빠져나가는 셈이다. 이를 대기전력이라고 한다.

 

전기제품을 스위치만 켜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콘센트에 플러그를 연결해두기 때문에 소비되는 전력이다.

 

디지털TV에 사용하는 TV본체와 셋톱박스(Set-top Box. 차세대 양방향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가정용 통신단말기) 등의 대기전력 소비는 25와트, 연간 22만와트에 이른다.

대기전력 손실을 막기 위해 대기전력 소비가 많은 가전제품을 구입하지 않거나 전기제품의 스위치는 물론 플러그를 빼놓는 게 좋다. 이런 습관으로 일반 가정이 대기전력을 연간 5만와트 이하로 줄이는 게 가능하다.

<저전력 가전제품 전력소비 기준 모델>

(단위: kWh/연. 3인 가정 기준)

 제품

사용 기준 

연간 소비전력

1인당 소비전력(연간) 

냉장고

200리터. 5℃

90

30 

냉동고

100리터. -18℃

100

35 

식기세척기

주당 20Kg

40

13 

전구(10와트)

하루 3시간. 10개

100

35 

TV(40와트)

하루 3시간

50 

17 

컴퓨터

하루 3시간 

15 

환기

난방용 

200

65

펌프

난방용 

50 

17 

기타

-

105 

35 

총 합계

-

750

250 

(참고=유럽 에너지효율 등급 A++ 제품 사용 기준임)
 
<특별취재반=노진섭ㆍ최영수ㆍ이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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