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광 대표 "사용자 인식변화 및 관공서 우선도입 필요"

 

▲박용광 블라인드 팩토리 대표가 evb 생산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이나영 기자] "국내서 처음으로 외부차양 국산화에 성공한 회삽니다."

박용광 대표<사진>는 블라인드 팩토리를 한 마디로 표현해 달라는 요구에 이 같이 답했다. '국내 최고의 차양 전문기업'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회사는 1994년 창업 후 꾸준히 블라인드 업계를 지켜오다 2년 전부터 외부차양으로 눈을 돌렸다. 

박 대표는 "건설분야 학자들과 건설업체들의 요구로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미 건축분야에선 외부차양에 대한 필요성을 오래전부터 느끼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렇게 시작된 블라인드 팩토리의 외부 전동차양 'EVB(External Venetian Blind)'는 첫 국산화 제품이기도 하다. 가격은 수입 완제품의 반값 정도다. 가로 1500㎜, 세로 2000㎜ 작은 창에 설치되는 EVB는 100만원 미만의 가격이면 충분히 시공 가능하다.

기존에는 외부차양을 사용하기 위해 완제품을 수입해야 했는데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제품인 독일제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이 회사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공장 직영체제로 유통 및 중간 거래업체로 인한 거품을 없앴기 때문. 중간 도매상을 거치지 않으므로 주로 공장이 있는 본사에서 업체와의 직거래가 이뤄진다.

하남시에 위치한 공장에서는 EVB 생산을 위해 인발로 슬랫(차양 단위부품)의 주 재료를 뽑아내는 것부터 압출 및 금형, 조립까지 모두 이뤄진다. 슬랫에 부착되는 작은 액세서리들은 모두 직원들의 수작업으로 완성된다.

특히 슬랫의 경우 독일산은 가격이 너무 비싸 예산에 맞지 않고, 중국산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견고함 및 내구성이 떨어져 직접 생산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얇은 슬랫의 가장자리를 말아넣어 내구성을 강조한 중국산과는 달리 알루미늄에 다른 화학 첨가물을 넣어 단단한 슬랫을 탄생시킨 것도 블라인드 팩토리만의 강점이다.

▲ 블라인드 팩토리의 슬랫(왼쪽)과 중국에서 수입한 슬랫. 중국산은 두께가 얇아 내구성을 키우기 위해 양끝을 말아올렸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탄생한 EVB는 많은 건설업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박 대표가 생각했던 만큼의 수요는 아직 없다.

박 대표는 "EVB를 비롯해 외부차양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생각하면 부착해야 하는데 왜 필요한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달라"고도 주문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외부차양을 설치하면 빛 조절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는 빛의 유입을 방지해 열을 차단함으로써 냉방비가 절약되고, 실내의 열을 외부로 빼앗기지 않아 난방비도 절약된다. 이로써 최대 30%의 에너지 절감량을 달성할 수 있다.

또 사생활 보호와 동시에 외부 조망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능면에서 유용하고 독특한 건물미관을 통해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박 대표는 "현재는 한가지 색상, 하나의 타입만 생산하고 있는데 색깔 및 패턴에 다양한 변화를 주면 건물 미관을 키우는데도 한 몫 할 것"이라며 "연내 30종류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건물 외부에 설치된 블라인드 팩토리의 evb 모습.

현재 유럽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기본 9층 이하의 건물에만 적용되고 있다. 높이 올라갈수록 풍압에 견딜수 있는 내구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

하지만 국내에선 이에 대한 연구가 없어 유럽의 적용사항을 준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과천과학관 제로하우스에 EVB가 설치돼 있지만 외부차양을 사용했을 경우 정확한 에너지절감량을 측정할 수 없는 상태다.

박 대표는 "일단 관공서가 앞장서야 활성화 된다"면서 "건물을 뜯어고치는 것도 아니고 창 외부에 차양하나만 설치하면 되는데 이렇게 간단하고 효율적인 에너지절약 방법을 몰라 안타깝다"고 거듭 강조했다.

▲ 도로공사 수원영업소 2리터 업무시설에도 evb가 설치됐다. 설치 단계부터 적용돼 독특한 미관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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