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후세력들의 역습에 대비할 때
반기후세력들의 역습에 대비할 때
  • 조길영
  • 승인 2010.03.1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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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영 환경공학박사/국회환경포럼 정책실장/강원대학교 초빙교수
조길영 환경공학박사
[이투뉴스 칼럼 / 조길영] 미국의 반기후세력들은 지난 2월 미국 동부를 강타한 기록적인 적설량과 혹한을 계기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대책을 주창해온 환경론자들에게 상식 밖의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뜻밖의 기상이변은 미국내 성장지상주의자와 물신주의자들의 지적 수준과 인격이 어느 정도 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의 발언 내용은 지구온난화의 진실여부를 떠나 연민의 정마저 느끼게 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보수세력의 뿌리와 반격
세계적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2월 셋째 주에 열린 뉴욕 워체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사상 가장 추운 겨울이 찾아왔고, 적설량이 해안 일대에 기록 경신을 거듭하고 있으니, 노벨위원회는 고어의 노벨평화상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고어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공장과 시설을 친환경으로 바꾸길 바란다. 중국과 다른 나라들은 신경도 안쓰는 문제로 이러면 제조업계에서 우리 경쟁력을 완전히 잃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럼프의 연설에 500여명의 회원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2월 둘째 주에는 워싱턴DC를 비롯한 미국 북동부 지역에 폭설이 덮쳤을 때, 짐 드민트 공화당 상원의원은 “앨 고어가 앓는 소리를 낼 때까지 눈이 올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이같은 발언의 뿌리는 같은 당 출신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대통령에 취임한지 한달만인 2001년 3월 28일 “세계의 많은 국가가 온실가스 의무감축에서 배제된 기후변화협약은 미국의 국익을 위한 것이 아닐뿐더러 성과를 가져올 수 없다. 미국은 교토의정서를 실천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시행정부는 스스로 서명한 교토의정서를 일방적으로 탈퇴함으로써 국제규범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이것이 대통령에서 부동산 재벌에 이르기까지 기후변화 문제를 보는 미국내 보수세력들의 한심스러운 인식 수준이다. 그들은 원래 그런 존재들이라고 치자. 하지만 1995년 5월과 6월 필자가 미국 현지를 방문해 워싱턴DC를 비롯한 8개 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20여개의 환경관련 시민단체 활동가들과의 면담을 통해서 그들의 기후변화에 관한 지적 수준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건전한 경제를 위한 시민의 모임’이라는 단체의 연구실장에게 지구온난화에 가장 큰 기여를 한 미국의 책임과 대책을 묻는 필자에게 그는 리처드 린젠 교수의 연구 성과를 근거로 지구온난화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와 지구온난화는 관계가 없다는 논조였다.

미국내 반기후세력들의 추악한 공작
왜 이 정도의 인식 수준밖에 안 될까? 2007년 8월 13일자 <뉴스 위크>는 보도를 통해 “1980년대 후반부터 온실가스 배출 주범인 에너지 기업들이 정책결정자들의 지구온난화 방지 노력을 저지하는 활동을 펴왔다”고 주장했다. 이 시사지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ㆍ석탄ㆍ철강ㆍ자동차 업체들은 세계기후연맹(GCC)과 환경정보위원회(ICE) 등 강력한 로비단체를 만들었고, 조지마셜연구소와 같은 보수적 싱크 탱크들을 포섭했다. 이들 조직은 리처드 린젠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와 패트릭 마이클스 버지니아대 교수를 비롯한 많은 과학자들에게 거액을 지원해 지구온난화를 부정하는 연구를 수행하도록 했다. 미국의 앨 고어 전 부통령도 2007년 8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환경회의에서 “엑손모빌 등 거대 에너지 회사들이 지구온난화에 관해 이의를 제기하는 연구에 연간 1000만 달러의 자금을 풀어 조직적인 공작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앨 고어가 출연한 기후변화 관련 영화 <불편한 진실>을 놓고 벌이고 있는 오래된 기후논쟁은 앞으로도 쉽게 결론이 날 문제가 아니다. 지난 2월 미국 동부지역의 기록적인 폭설과 혹한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체계의 불안정 탓이라는 주장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민주당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 <불편한 진실> 때문에 정말 불편해하고 불이익을 당할 반기후세력들의 집요한 공작과 선동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공적 양심세력들은 글로벌 차원의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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