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지역난방만" vs "소형열병합 연계해야"
부천 약대2구역조합, 힘겨루기 속 '곤혹'

[이투뉴스] 경기도 부천 일대에 지역냉·난방을 공급하는 GS파워와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삼천리가 약대2구역 재개발아파트 난방방식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9일 양사와 약대2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의 의견을 종합하면 당초 이 지역에는 GS파워가 지역난방을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삼천리가 판매물량 확보를 위해 소형열병합발전 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역난방과 소형열병합발전을 연계해 에너지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조합원 설득에 성공한 것.

2007년 4월 약대2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조합은 이 지역에 대한 소형열병합발전 설비 도입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부천시에 사업시행인가 변경을 신청했다.

시는 주민 공람 절차를 거쳐 지난해 4월 27일 사업시행변경인가를 고시했다. 조합 측은 지난해 말 분양을 마무리하고 내년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GS파워는 조합에 공문을 보내 "지역난방 이외의 열원시설을 설치할 경우 지역난방 공급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통보를 받은 조합은 지난달 GS파워 측과 지역난방 이외의 열원시설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열수급 계약을 맺었다. 조합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열 공급을 하지 않겠다는데 어쩔 도리가 없어 결국 GS파워 측 요구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공정계약의 소지가 있다는 우려에 따라 부천시가 중재에 나서 계약을 유보하도록 했다고 조합 측은 설명했다.

GS파워는 지난해 사업시행 변경신청 당시부터 다른 열원시설 도입을 일관되게 반대해왔으며 조합 측과 지역난방 방식 외에 다른 열원시설을 설치하지 않기로 협의가 끝났다는 입장이다.

GS파워 관계자는 "오는 19일께 조합원 총회를 통해 난방방식을 최종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조합 측과 깔끔하게 협의가 됐기 때문에 결과를 낙관하고 있지만 삼천리 측이 워낙 공세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천리와 조합 측은 GS파워의 주장이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시행 변경신청 당시에는 GS파워가 부천시에 '사업시행을 변경하더라도 지역난방 공급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소형열병합발전 설비를 설치하면 열 공급을 하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난방방식은 변경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총회서 다룰 정식 안건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못 박았다.

삼천리는 사업시행인가 고시 전부터 소형열병합발전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이에 따라 사업시행인가도 변경됐기 때문에 열병합발전 설비 도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GS파워와 조합이 맺은 계약 또한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천리 관계자는 "사업시행인가 변경 때 이미 조합원 총회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므로 이를 재논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천시도 GS파워가 지역난방 이외의 열원시설을 사용할 경우 열공급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은 불공정 계약이므로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지역난방 방식을 이용하면서 열병합발전 시설을 함께 사용하자는 것뿐인데 열 판매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GS파워가 억지를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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