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재욱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업무가 주먹구구식인 것으로 밝혀졌다.(본지 5월3일 1면 보도)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찾기 위한 용역을 벌이면서 대상업체에 대한 직접 조사를 행하지 않았다. 해당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설만조사만 실시했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책임있는 기관이 현장을 대상으로 엄밀하고 정확한 조사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 해당 업체의 신고만으로 국가의 중요한 업무를 추진하는 셈이 된 것.

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 및 배출량 검증에 대한 부분까지 모두 업체 통계에 의존했다. 감독받아야할 업체에게 모든 것을 맡긴 꼴이다. 뿐만 아니라 감축잠재량에 대한 부분도 구체적인 자료 없이 외국의 자료를 참조해 산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정밀하지 않은 조사에 의존하다 보니 다른 연구기관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적지않은 차이를 드러냈다고 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환경기술연구원이 업체의 신고를 받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백화점이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내년 녹색매장을 지정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 등 11곳을 녹색매장으로 시범 운영키로 하고 업체당 상당한 금액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가 예산을 들여 지원하는 사업의 기본 자료가 될 연구용역이 이처럼 업체에 대한 설문조사로 이루어졌다는데 우리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백화점이나 대형 매장은 에너지를 많이 쓰는 곳이다. 해마다 민간단체들이 주요 건물의 에너지 소비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항상 백화점이 적정 온도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름철이면 지나치게 낮은 온도를 책정하는가 하면 겨울철에는 너무 높은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고객을 상대로 한 서비스업인 점을 감안하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에너지 절약을 위해 관공서 등이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를 19도로 제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백화점의 실내온도는 턱없이 높다. 그렇다보니 백화점에 가려면 복장을 다시 갈아입어야할 정도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민간 부문에 대한 에너지 절약은 이런 점에서 어려운 점이 많다. 그러나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 형편에서는 기름을 펑펑 쓸 수도 없는 일이다. 이같은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해 정부는 부심하고 있다.

또한 이같은 폐단을 없애기 위해 정부가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작업에 나서는 한편 에너지를 절약하고 친환경적으로 운영하도록 이런 저런 정책을 펴는 것이다. 이런 정책의 기본적인 바탕이 되는 각종 자료는 그만큼 정확하게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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